(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 교체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11일 열린 연구원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일 진행된 '북한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새로 임명된 신룡만의 보직과 관련, "신룡만이 39호실에서 오래 부실장을 했다. 신룡만이 전일춘이 맡던 39호실장을 맡은 게 아닌가 유력하게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전일춘이 대북제재 리스트에 올라 활동이 어려운 것이 교체 배경이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전일춘은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노동당에는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국내에서 모으는 38호실과 해외에서 모으는 39호실이 있었지만 지난해 두 곳이 39호실로 통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북한 미사일 개발의 총책으로 여겨지는 리만건 노동당 군수공업부장도 이번에 바뀐 것으로 분석했다. 리만건은 8일 열린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20주년 중앙경축대회 '주석단'에서 배제됐다.

이 실장은 "리만건이 당 중앙위 군수 담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었는데, 이번에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군수공업부장직은 내놓은 듯하다"면서 자강도당 책임비서 출신의 주영식이 리만건의 후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만건은 업무상에서는 경질될만한 이유를 찾기는 힘들다"면서 "고령에 따른 세대교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리만건은 올해 72세이다.

한편 이 실장은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2013년 11월 삼지연 방문을 수행한 8명을 '삼지연 8인방'으로 지칭하면서 "핵심주축 그룹이 형성된 것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8인방은 황병서(군 총정치국장), 김원홍(총정치국 부국장 추정), 김양건(사망), 한광상(중앙위 후보위원), 김병호(중앙위 위원), 박태성(중앙위 부위원장), 마원춘(중앙위 후보위원), 홍영칠(당 중앙위 위원) 등이다.

그러나 김원홍이 국가안전보위상에서 해임되는 등 이들 대부분이 숙청이나 혁명화 교육 등으로 좌천을 경험했고, 황병서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은 권력의 핵심으로 보기에 직급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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