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각축장된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이라는 지명은 히브리어 '예루샬라임'에서 왔다. '예루'는 수메르어로 토대 또는 지역을 말하고, '샬라임'은 평화를 뜻하는 '샬롬'과 뿌리가 같다.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땅의 역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예루살렘은 기원전 997년 이스라엘의 왕 다윗이 점령했다. 다윗의 아들이자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지혜로웠다는 솔로몬이 동예루살렘에 '템플마운트(성전산)'를 세우면서 이곳은 유대인들의 성지(聖地)가 됐다.

하지만 솔로몬이 죽은 뒤 예루살렘은 분열과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예루살렘을 둘러싼 점령과 탈환은 44차례나 반복됐다. 특히 서기 7세기 이슬람교가 태동하면서 예루살렘은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각축장이 됐다. 면적이 0.9km²에 불과한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3대 종교의 성지가 한데 모여 있다.

유대인들은 서기 70년 로마에 의해 솔로몬 성전이 파괴된 뒤 남은 시설을 '통곡의 벽'으로 부르며 이를 재건하려고 한다. 무슬림들은 이곳에 세워진 알아크사 모스크를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하늘로 승천해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곳으로 여긴다. 팔레스타인인에게 동예루살렘은 향후 독립국의 수도가 돼야 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