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백인 女, 일등석 탑승라인 흑인 남성에게
"당신 줄 잘못 선 것 아니냐" 수차례 물어

37세 생일맞아 카리브해 휴양지가던 길
티켓 보여주며 "난 돈많은 깜둥이" 응수


카리브 해 휴양지로 떠나는 여객기의 탑승 게이트에 흑인 남성이 '일등석'전용(專用)라인에 서 있었다. 그런데 뒤에 있던 한 백인 여성으로부터 "줄을 잘못 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흑인이 "제대로 줄을 섰다"고 했는데도, 계속 '의문'을 제기했던 이 여성과 그가 나눈 대화 내용은 그대로 페이스북에 공개(사진)됐다. 흑인이 일등석을 탈 경제력이 있을 리 없다는 편견을 담은 이 대화록은 SNS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흑인 남성은 음악 비즈니스를 하는 에밋 워커로 37번째 생일을 맞아 카리브의 한 휴양지로 가는 길이었다. 그는 지난 5일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일등석 탑승객 전용 라인인 '우선탑승(priority boarding)'라인에 서 있었는데 한 백인 여성이 오더니 "여긴 우선탑승 라인인데, 잘못 서 있는 것 아니냐. 먼저 좀 들어가자"고 말했다.

워커가 "우선탑승이란 게 일등석 전용이라는 얘기냐"고 묻자, 그 여성은 "그렇다"며 "우리가 다 들어가면 당신들을 부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 여성은 이코노믹석(일반석) 티켓을 갖고 있는 이 흑인 남성이 줄을 잘못 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워커는 결국 그 여성의 얼굴에 자신의 일등석 탑승권을 보여주며 "여긴 내가 설 라인이 맞고, 먼저 와서 기다렸으니 뒤에서 기다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여성은 물러서지 않았다. 여성이 "당신은 아마도 미군이라 혜택을 받은 거겠지. 난 일등석 요금을 다 지불했으니 먼저 탈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워커는 "내 (비대한) 몸집에 군인일 수가 없고, 나는 그저 '돈 많은 깜둥이(niggar)'"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그의 자기비하적이면서 재치있는 답변을 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손뼉을 치며 통쾌해 했다. 워커는 이 백인 여성이 고개를 숙인 모습이 나온 셀카 사진과 위의 대화록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다음날 휴양지에서 생일 아침을 맞으면서, 워커는 페이스북에 '사과'의 뉘앙스를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인종차별적 사안은 분명히 문제이지만, 인종차별적인 댓글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오늘 아침에 이 백인 여성이 '지옥'을 맞았을 걸 생각하면 전혀 즐겁지 않다"고 밝혔다.

신문은 워커가 "내 얘기는 전부'사실'이지만, "다른 식으로 처리했어야 했고 공개하지도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그는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상황을 보려고 했는데…내가 오늘 아침 그 여성이었다면 완전 재앙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