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이발관

한인 타운내 몇 남지않은 대표적인 이발소
남문기 뉴스타 회장 등 올드타이머 단골집
독실한 크리스찬 "따뜻한 나눔 실천이 목표"
'시니어'12불,'학생' 15불 등 저렴한 가격

마치 성조기 색깔처럼 빨강, 파랑, 하양 세가지 색깔이 잘 어우러진 이발관의 사인불.

요즘처럼 대다수 남성들이 미장원을 즐겨찾지 않던 시절인 80~90년대만 해도 참 정겨웠던 불빛이다. 원래 이발소 사인불을 이루는 삼색 기둥의 빨간색은 동맥, 파란색은 정맥, 흰색은 붕대를 뜻한다. 2차 대전 당시 서양에서는 이발사들이 외과의사를 많이 겸했기 때문에 생겨난 유래라고 한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한 이발사가 막대에 적색, 청색, 백색을 칠해 세워놓았는데, 그걸 지켜본 많은 이발사들이 따라하게 되면서 오늘날까지 정착하게 된 것.

1993년을 즈음해 한인타운의 대표 중심가인 웨스턴 길에 오픈한 '153 이발관'(대표 전인갑)도 어느덧 25년째 이발소 사인불을 밝히고 있는 타운내 몇 안되는 장수업체다.

같은해 한국서 두자녀의 교육을 위해 무작정 도미했던 전인갑씨. 이발사로서 이발관은 가족을 먹여살릴 유일한 방도였다. 이렇듯 153 이발관은 전형적인 이민 1세대 부부와 중학생 딸, 초등학생인 아들 등 두 자녀 등 네가족이 힘을 합쳐 이민생활을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특이한 작명이유를 묻자 "153이란 숫자는 베드로가 순종해 끌어올렸던 물고기의 숫자다"며 "절실한 마음으로 작명한 업소명대로 네가족이 먹고 살 수 있을만큼 성업을 이루게 해주셔서 한때 이발사만 3명, 면도사 2명이 협업했을 때도 있을 정도로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은 24년 근속 중인 히스패닉계 여종업원 면도사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월은 25년이 흘러 큰 딸은 테네시 내쉬빌 주립대학교의 교수가 되었고, 아들은 자바시장에서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

어느덧 은퇴를 바라볼 일흔을 즈음한 전인갑대표. "153 이발관을 이어갈 후임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세달 전부터 함께 일하는 이발사 분이 합류했다"며 "아무래도 이발소가 사양사업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 같은데, 그래도 한인타운에서 전통의 한국식 이발관을 이어갈 분을 찾던 중 좋은 인연을 만나 기쁜 마음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해병 출신이기도 한 전 대표는 해병 전우회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그래서인지 타운의 대표적 해병출신인 뉴스타부동산 남문기 회장도 이곳의 단골고객이며, 올드타이머들의 머리를 도맡아 왔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전 대표는 전도사 활동 중인 부인과 함께 사회환원 활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대표적 사례로는 지난 1996년 SAT 한국어 시험 채택을 위한 활동을 돕고자 '일일 이발소'를 두차례 운영해 기금을 전달했던 추억.

이제는 타운을 지켜온 몇 안 되는 이발관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나눔을 실천해 가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일까. 강산이 두번이나 바뀐 25년이 흘렀음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맞이를 이어가고 있다.

시니어들을 위해서는 '이발료(샴푸 포함)'가 12달러, '학생(샴푸포함)'은 15달러를 받고 있다. 일반의 경우 이발만 할 경우 15달러 샴푸를 함께 하면 18달러다. 이발과 염색을 동시에 할 경우에는 40달러다.

한편 웨스턴과 산마리노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153 이발관은 월~토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며, 주일에는 쉰다.

▶ 문의 : (323) 766-0867
▶ 주소 : 955 S. Western Ave.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