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고령 운전자 증가, 치매 환자도 늘어…당사자들 인지못하는 경우많아 사고 빈발

[뉴스포커스]

2025년에 가주 운전자 4명중 1명이 65세 이상
65세 이상 시니어 치매 걸릴 확률 '9명중 1명'
DMV 치매 테스트 탈락'운전학교 교육'수두룩
"안전위해 약간의 증세 보여도 즉각 운전 말아야"

# 제임스 윤(69)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최근 들어 운전을 하면서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교통신호가 바뀐 줄 모르고 계속 서있다 뒷차의 경적 소리에 출발한 적도 있고 심지어 어떤 때는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가 목적지를 잊어 버려 집으로 되돌아온 경우도 있었다.윤씨의 부인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윤씨는 운전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윤씨는 "운전대를 놓게 되면 불편도 불편이지만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고령운전자가 늘어나면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치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내 고령운전자는 증가 추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5년 65세 이상 운전자는 4000만 명으로 1999년 대비 50% 늘었다. 캘리포니아주고속도로순찰대(CHP)는 "2025년이면 가주 운전자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운전자 증가와 함께 치매환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치매환자의 급증이 두드러져보인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30년 가주에서 치매를 앓는 아시아계 인구가 2008년(7만2075명)보다 170% 증가한 19만4266명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이 가장 최근 내놓은 자료에서도 2030년 예상되는 아시아계 치매환자가 2008년보다 3배 늘어난 6만 여명에 이른다.

고령운전자사고와 치매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자료는 없지만 그 가능성만은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치매환자들이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또는 인지하더라도 '나이가 든 탓'으로 치부하여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운전대를 놓게 되는 데서 오는 상실감이 커 쉽게 운전을 포기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치매관련 전문기관인 카이론 토탈 에린 김 헬스서비스 디렉터는 "치매 전조 현상을 겪더라도 나이가 들면 당연한 현상으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대략 65세 이상 9명 중 1명, 85세 이상 3명 중 1명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라고 말했다.

가주차량국에서 고령운전자에 대한 치매테스트 후 운전교육을 요구한 사례도 많아 연 20여명 정도가 이에 해당돼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스운전학교 김응문 교장은 "가주의 치매운전에 대한 관리는 매우 엄격하다"며 "DMV의 치매테스트 후 실기 시험을 다시 보기 위해 운전학교를 찾는 고령운전자는 1달에 2명꼴로 1년에 20여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치매 전조 현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단언하기 힘들지만 치매 특성상 전후 맥락없이 잊어 버리는 현상이 계속되면 치매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작동하지 못한다든지, 교통신호가 바뀌어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가야 할 목적지를 잃어버리거나 좌우방향 전환을 하지 못하고 직진 운행만 하게 되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린 김 디렉터는 "치매환자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사에게 치매검사를 받고 운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