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확전, 중국'관광·유학 차단'카드 만지작
美흑자 서비스업 거래 줄일듯…미국채 매각은 '원자탄급'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산 대두, 자동차를 관세부과 목록에 올린 중국의 다음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미중 양국은 서로 '관세폭탄'을 주고 받은 뒤 잠시 협상 기류가 형성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번에 중국산 수입품 1천억 달러 상당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하며 분위기를 다시 냉각시켰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은 주저하지 않고 즉시 강력한 반격을 할 것"이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결사항전 의지와 함께 "미국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같은 격렬한 언사를 내놓았다.

중화권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칭적으로 대응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비관세 장벽 강화, 미국 서비스업 규제, 미국 국채 매각 등의 비대칭 전력을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은 현재 미국과의 대치국면에서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측면 지원을 기대하면서 다음 카드로 미국 기업들이 강세인 서비스 업종을 정조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상품수지는 엄청난 적자를 남기고 있지만 금융, 관광, 교육, 영화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고 계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2016년 미국의 대(對) 중국 서비스 무역수지는 380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165억 달러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국 상무부의 대중 무역통계에서도 지난 2월 상품수지는 77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 부문은 194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미국과의 서비스 교역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에서도 관광과 유학이 요긴한 카드가 될 수 있다.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전년보다 15.4% 급증해 300만 명에 달했고 이들이 미국에서 쓴 돈은 330억 달러에 이르렀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유학생 30만명을 보냄으로써 2016년에만 159억 달러의 수입을 안겼다. 미 상무부는 중국인 방문자가 2021년까지 연 57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역갈등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으면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한국행 단체관광객 송출을 전면 금지한 것 같은 조치를 미국에 대해 취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줄리안 에반스-프릿차드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대한국 사드 보복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은 교육, 관광 등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 거의 없으므로 이는 확실히 중국에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서비스 교역을 줄이거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