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시즌 초반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믿었던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힘든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다저스는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호투에다 오랜만에 타선이 터져 7-2로 승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다. 다저스는 시즌 개막부터 이날까지 2연패-2연승-4연패-2연승-3연패-1승을 이어갔다.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고, 투타 밸런스가 불안하다. 타자들이 잘 치는 날 투수들이 부진하고, 투수들이 호투하면 타자들이 침묵하는 경기가 많다. 순위도 시즌성적 5승9패로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다.

다저스가 최근 5년 연속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시즌 첫 13경기 기록을 보면 지난해 7승6패, 2016년 8승5패, 2015년 9승4패, 2014년 9승4패, 2013년 7승6패였다. 올 시즌 출발이 가장 좋지 않다. 물론 선발진이 질과 양에서 최강 수준이라 장기 레이스에서 결국 힘이 되겠지만, 시즌 초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알렉스 우드(2패, 평균자책점 5.09)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3.2이닝 7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고, 13일 애리조나전에서 마에다 겐타(1승1패, 평균자책점 2.08)는 2.2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을 내주고 5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그리고 이날 힐(1승1패, 평균자책점 6.00)이 5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7실점, 역시 패전투수가 됐다.

그나마 커쇼가 15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실점 12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커쇼는 앞선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2실점 이내의 호투를 했으나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승리가 귀한 만큼 16일 샌디에고 전에 나서는 류현진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해 6이닝 1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직구 구속과 제구, 볼배합, 경기 운영 모두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가장 좋은 투구를 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모두 살렸다는 평이다. 커터와 체인지업의 볼배합을 앞세워 삼진 8개를 빼앗았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가다듬은 커브도 효과적이었다. 무엇보다 직구 구속이 최고 93마일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스피드와 제구, 변화구가 되니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다.

당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필요할 때 삼진과 땅볼을 유도했다. 모든 구종의 제구가 훌륭했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고 직구로 홈플레이트 좌우를 공략했다. 우타자 상대 컷패스트볼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체인지업도 좋았다"며 분석적인 설명을 통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6일 만날 샌디에고는 류현진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대다. 류현진은 샌디에고를 상대로 통산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57로 강했다. 경기가 열리는 펫코파크에서도 3경기 2승에 평균자책점 0.90으로 신들린 듯한 투구를 했다. 샌디에고는 7승10패로 다저스보다 한 단계 높은 4위지만, 팀타율이 다저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스윕하며 분위기가 좋은 게 류현진으로서는 불안 요소다.

다저스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의 힘이 필요하다. 류현진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