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생 엄마가 갖추어야 할 조조의 리더십

4. 마마 보이, 마마 걸

모든 것을 대신 해결해 주는 부모가 되기 보다는
아이가 욕구 불만 느끼더라도 굳은 가르침 줘야


여자친구에겐 다정다감하고, 직장 내 상하관계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남자. 이런 남자와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장점은 마마보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선량하지만, 엄마만 옆에 있으면 정체성이 흔들리는 남자. 그가 바로 마마보이입니다. 남자친구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고, 효성이 지극한 여자. 데이트하다가도 통금시간이라며 엄마의 호출에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여자. 결혼하면 현모양처가 될까요? 그러나 그녀의 장점은 마마걸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순종적이지만, 엄마의 말에는 사랑마저 흔들리는 여자. 그녀는 바로 마마걸입니다.

결혼한 아들의 아침밥이 걱정인 엄마는 아들 집을 수시로 방문하여 냉장고를 검사하죠. 결혼한 딸이 고생할까 걱정인 엄마는 시댁 대소사 때면 자주 앓아 누우며 딸을 친정으로 부릅니다. 시댁에 가면, 일을 많이 할 것이 분명하니까 보내지 않는 거죠. 결국은 그들의 결혼생활이 파탄이 나게 되는데, 그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그들의 '엄마'입니다. 내 자식 걱정하는데, 무슨 일이냐고요? 뭐 보태준 것 있냐고요? 자식 걱정도 걱정 나름이지, 자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줘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들. 바로 마마보이와 마마걸의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도리가 있는데 음식을 배불리 먹고, 옷을 따뜻하게 입으며, 편안히 지내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금수에 가까워질 것이다." 금수에 가까워 진답니다. 날짐승과 네 발 달린 짐승에.. 누가 이런 소릴 했냐고요? 그 유명한 중국의 맹자께서..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별로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가 좋아하거나 아이에게 좋다고 하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여야 하고, 좋은 옷을 입히고 싶은 것이 기본인 듯 합니다. 되도록이면 좋은 것을 해 주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바람직합니다만, 여기에도 최소한의 조건이 있습니다. 가르침을 줘야 합니다. 여기서, "금수에 가까워진다"는 말은 "생각이 없어진다"는 뜻으로 엄마에 대한 의존성만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많이 먹고 운동은커녕, 스마트폰만 쥐고 살아 뚱뚱해진 아이의 부모는 말합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채소를 먹지 않는 아이의 부모도 한 마디 합니다. "얘는 채소를 싫어해요." 아이스크림에 집착하는 아이의 부모도 거듭니다. "얘가 좋아하는데 어떻게 해요?" 놀랍게도, 공통적인 말은 이렇습니다. " 크면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요."

아이들은 의지가 약해서 한 번 편해지기 시작하면 끝까지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죠. 그걸 뻔히 알면서도 부모들은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면서 아이를 망치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교육에도 불구하고 아이 스스로 이겨낼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대신 제대로 자란 아이에 비해 몇 배는 더 고생할 것이고, 이렇게 고생해서 이루어 봐야 본전일 뿐입니다. 아이의 비위를 맞추기 보다는, 아이가 욕구 불만을 느끼게 되더라도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줘야 합니다. 이 땅에서 힘든 이민생활을 영위하며, 자식을 위해서 노력하시지만, 내 자식을 마마보이, 마마걸로 만들고 있지나 않은지 한번 되돌아 보시면 좋겠습니다. (ATI에듀센터 고정민원장 drkoh@scusom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