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돈 문제 남편에게 일임했다간 낭패 볼수있다"

[뉴스포커스]

50대 이후 '황혼 이혼녀'재정 어려움 직면 허다
56% "헤어질 때, 모르던 빚·지출등 드러나 당황"
"다른 분야 여권 신장 불구, 가계 재정 크게 뒤져"

"황혼이혼 대비, 여성도 재정권 남편에 일임 말아야"

'황혼 이혼'이 누구에게는 '해방'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손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재정적 결정 등 모든 경제권을 남편이 가지고 있었던 50대 이후 황혼 이혼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가계 재정에 관여를 하지 않아 이혼 후 남편의 감춰진 빚을 발견할 수도 있고 금융 지식과 재정관리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년 여성들이 남성 배우자와 갑작스러운 이혼이나 사별 후 금융지식과 경험 부족, 감춰진 빚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가계 자금의 투자 결정 등 재정권을 남성 배우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90년대 이래 50대 이후의 황혼 이혼이 2배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 재정 결정 경험과 지식은 중년 이후 여성들에게 더욱 필수적인 것이 되고 있다.

투자은행인 UBS의 글로벌자산관리부서가 최근 발표한 '당신의 재산을 소유하는 법'에 따르면, 결혼한 여성의 56%는 여전히 가계의 주요한 투자·재정 계획 결정을 남성 배우자에게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LA타임스(LAT)가 22일 보도했다.

이런 경향은 전통적인 남녀 성 역할 인식을 가진 부모 세대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40대 이하의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61%도 투자 결정을 남편에게 일임한다고 대답했다. 베이비붐 세대 여성들의 54%보다도 훨씬 많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5년 이내에 이혼했거나 남편이 사별한 여성 600여명과 현재 결혼 상태인 부부 1500 쌍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미망인과 이혼녀의 59%는 남편이 살아 있을 때 가계의 장기적인 재정 계획 수립을 남편에게 맡겨두고 자신은 참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또 현재 남성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으면서 재정 계획에 적극 관여하지 않는 여성들의 85%는 남편보다 금융 지식이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여성들이 결혼 생활 중 가계 재정 결정권을 배우자에게만 맡겨 두는 바람에 이혼, 사별 등으로 헤어질 때 그동안 남편이 감췄던 빚과 지출 등 가계 주름살이 드러나 당황했다는 경험자도 56%에 이르렀다.

UBS 글로벌자산관리의 수석 전략가 폴라 폴리토 "다른 분야에선 여권이 신장하고 있음에도 여성들이 가계 재정 분야에선 여전히 중요한 결정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자 가운데 이혼이나 사별로 남편과 헤어진 후 재혼한 여성들은 10명 중 8명 꼴로 가계 재정 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은 초혼보다 헤어지는 비율이 높고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LA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