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 포기하고 한국 공군 입대 양정훈 중위…변호사 자격증도 뒤로하고 한국행

[화제인물]

초등학교 6학년 때 도미후 부모 사기당해 곤경
낮에 식당 청소 등 주경야독 '법률가 꿈' 키워

영주권 따면 병역의무 없지만 과감히 복무 자원
"전역한뒤 사회적 약자 돕는 공익변호사 되고파"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한국 젊은이가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법무장교로 한국군 복무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공군본부 법제과에서 국제법 관련 업무를 하는 양정훈(28) 중위.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한국 국적자인 양 중위는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입대했다. 조국을 지키는 병역의 의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임관해 공군본부에 배치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5세인 양 중위는 순탄치 않은 학창 시절을 보냈다. 양 중위의 부모가 이민 중개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해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탓이다.

변호인을 선임할 돈도 없어 억울함을 푸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걸 본 양 중위는 열심히 공부해 가난한 사람을 돕는 법률가가 되기로 했다. 낮에는 식당 청소와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며 법률가의 꿈을 키웠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간 양 중위는 재학 시절에도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법률 지원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법률 지식으로 빈곤층을 돕는 데 힘썼다.

양 중위는 로스쿨 재학 시절부터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다. 임대주택 거주자에게 법률지원을 하는 '하버드 테넌트 애드보커시 프로젝트(Harvard Tenant Advocacy Project))'의 학생대표를 맡았다.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법률자문 단체인 '그레이터 보스턴 리갈 서비스(Greater Boston Legal Services)'에도 참가했다.

현재 공군본부에서 국제협정ㆍ조약을 검토하고 국제사법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양 중위는 "부족하나마 내가 가진 지식을 조국과 국민을 위해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역한 뒤 사회적 조건에 의해 법적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돕는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