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역사…부디 성공을" SNS 응원글 봇물…온라인모금·신문광고
파주에 한반도기로 '평화의 거리' 조성…백악관에 북미회담 성공기원 청원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황재하 최평천 기자 = "이제 마식령에서 스키 타고, 옥류관에서 진짜 평양냉면 맛볼 수 있는 건가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시민들의 가슴은 한반도의 영구 평화를 향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반세기 넘게 이어진 휴전체제 끝에 평화의 시대를 눈앞에 뒀다며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기대했다. 평화가 정착되면 북한에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거나, 여행을 떠나겠다는 등 개인적 바람을 구체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건물 철거 관련 일을 하는 김용문(32)씨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다시 이어져 북한과 교류가 활발해지면 우리 국민이 북한에서 일할 기회가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프라 구축이 덜 된 북한은 건설업이나 철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노다지'나 마찬가지"라면서 "북한에서 사업해 철거 비결을 전수하면서 북한 근로자들의 근면·성실함도 느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직장인 황태일(32)씨는 "이산가족 상봉, 정치·안보 등 중요한 주제가 많겠지만, 북한 관광에 대해서도 큰 진전을 이뤄냈으면 좋겠다"면서 "사실 외국보다 궁금한 곳이 북한인데,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여행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에 스키장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탈 수가 없는데, 마식령 스키장은 스키 타기 편할 것 같아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옥류관 냉면도 먹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상회담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kellyjinlee'는 "촛불 들어 역사 속의 증인이 되었던 우리가 다시 한 번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역사 속에 서게 됐다.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응원한다"라고 썼다.

'@helloagora'는 "평화, 하나, 통일…문재인·김정은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대변혁을 가져오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한 시민은 국민청원게시판에 "남북 정상회담은 역사로 남을 큰 일이고,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며 "초·중·고등학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시청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상회담 성공을 바라는 시민단체의 조직적인 응원 분위기도 뜨겁다.

시민단체 '통일의 길'은 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으로 향하는 경기도 파주 길목에 1천500개의 한반도기가 빼곡히 걸린 '평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평범한 직장인부터 목사, 농부 등 다양한 시민이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깃발 한 개에 2만원씩 기부해 만들었다.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인 '대학생겨레하나'는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해 시민들의 환영 메시지가 담긴 신문광고를 낼 계획이다.

애초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광고를 내기 위해 SNS를 통해 온라인 모금을 진행했지만, 광고를 낼 자리가 없어 신문광고를 내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6일부터 21일까지 SNS를 통해 온라인 모금을 진행한 결과, 모금액이 목표치인 100만원을 훌쩍 넘어 283만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남북대학생이 공동으로 상해임시정부를 답사하는 기차여행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남한 대학생들 모집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며 미국 백악관에 청원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도 있다.

'통일의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서 평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한반도의 포괄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해주길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글에는 현재까지 10만6천여명이 서명했다.

한편, 여전히 이번 정상회담에 꺼림칙한 시선을 보내는 보수 성향 단체들은 서울 도심에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자유대한호국단과 엄마부대,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는 26일과 회담 당일인 27일 광화문과 대한문 등지에서 남북 정상회담·정전협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