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우리 등 한국내 은행들 내방객 감소로 200여 지점 폐쇄
미 주류은행 1년간 1765개 폐점 23년만에 사상 최대치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되레 늘려…"지점망 부족한 실정"
"모바일 뱅킹 증가 추세지만 '고객 대면 영업'무시못해"

한국 은행점포(지점)들의 내방객 수가 급감하면서, 비어가는 지점 처분이 은행권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 시스템에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고 비대면 영업이 강화되면서 은행원들의 일대일 대면 영업은 빠른 속도로 대체되는 추세다. 내방객이 줄면서 지난 한해 동안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은행 등에서 200여개 지점이 폐점했다.

▶"지점 축소, 업무 효율성↑"

특히 우리은행은 지점을 매년 30개 가량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금융의 급속한 확산으로 적자 또는 무수익 지점이 늘어나고 있어 영업점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876개였던 우리은행의 영업점 수는 3월말 기준 880개로 소폭 늘었다. 올해 1분기에 4개 지점이 새로 생겼다. 이는 2016년말 894개보다 14개 감소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영업점 축소 방안을 확정해 추진할 경우 2020년말에는 전체 영업점 수가 800개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KEB하나은행도 영업점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말 833개였던 하나은행 영업점 수는 올해 3월말 766개로 1년 사이에 67개(8%) 줄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말까지 영업점 수를 750개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5개가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33개 영업점 중 90개를 폐쇄했다. 전체 점포의 70% 가까운 영업점을 없앤 것이다. 이는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금융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미국도 이런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미 은행들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년간 1765개의 지점을 폐쇄했다.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5년 이후 최대치다.

▶"지점은 수익창출 창구"

이처럼 한국내 은행과 미국 주류 대형은행들이 너도나도 지점망 축소에 나서고 있는 반면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이들과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아직 지점망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영업망을 더 확장하는 추세다. 아직 한인은행권에서는 지점이 수익을 창출하는 창구라는 시각이 더 우세한 것이다. 한인은행 대부분이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SBA론이나 상업용 융자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망 확대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특히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 타주·타인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남가주 한인은행들의 타주를 중심으로 한 지점망 확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한인은행들도 지점 방문고객 감소에 따라 비용절감 측면에서 지점 인력과 규모를 최소화하고 테크놀러지를 강화한 '콤팩트 지점' 개설로 신규 영업망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은 주류은행에 비해 지점에서 고객과의 직접 대면을 통한 영업 방식을 중시한다"며 "모바일뱅킹 서비스 강화로 젊은층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곳곳에 지점을 두고 기존 고객과의 접촉 창구를 늘려나가는 것이 영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박효실 기자·LA=최낙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