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전체-당원 지지율 44%vs 87%…트럼프로 쏠리는 공화
취임 500일… 조지 W 부시 이어 역대 대통령 중 두번째
NYT "진행중인 예비선거 완전히 트럼프 숭배로 바뀌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공화당이 완전히 '트럼프당'으로 개편됐다. 미국 중간선거에선 연방 상원의원 35명,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39개 주 주지사 등을 뽑는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취임 5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소속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이 87%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같은 재임 시점에서 소속 당으로부터 얻은 지지율 중에서 두 번째로 높다. 1위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취임 500일이 9·11테러가 발생하고 9개월이 지난 시점이어서, 후속 대책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존 F 케네디(민주·85%)와 같은 수준이고 버락 오바마(민주·79%), 빌 클린턴(민주·74%)보다도 높다.

▶트럼프 숭배로 바뀐 선거

2016년 대선 유세 때 공화당 주류가 그를 철저히 외면했던 것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지율은 놀랄만 하다.'반(反)트럼프(Against Trump)'기류가 완연하던 분위기를 트럼프가 공화당을 자신의 당으로 바꾼 것이다. 트럼프가 공화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경제 활황(2분기 4% 성장 예상)과 최저 실업률(3.8%·5월), 주식시장 활황도 한몫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전역에서 진행되는 공화당 예비선거를 보면 공화당이 완전히 '트럼프 숭배(cult)'로 바뀌었다"고 7일 진단했다.

특히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상위 득표자 2명이 11월 선거에서 맞붙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뒤업고 벤처투자가 출신인 공화당의 존 콕스가 민주당 후보인 케빈 뉴섬에 이어 주지사 후보 2위가 됐다. 트럼프가 지난달 트위터에서 콕스를 전폭 지지하고, 공화당원들의 예비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여성에 대한 외설적인 발언을 문제 삼아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라"고 했던 앨라배마주의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마사 로비는 '배교(背敎)'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현직인데도 지난 5일 당내 경선에서 과반수를 얻는 데 실패했다. .

▶공화당 성향 응집 강화

트럼프가 공화당을 장악하면서 자유무역을 신봉하고 보복관세에 반대하는 보수주의 본류(本流)의 목소리는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점차 사라졌다. 모든 대외 거래를 제로섬(zero-sum)으로 보는 '트럼프주의'가 대신 들어섰다. 우방인 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에 대한 공화당원 지지율은 58%에 달한다. 트럼프의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공화당원 지지율은 69%다. 전 하원의장(공화) 존 베이너는 지난 1일 "내가 아는 공화당은 없어졌고 트럼프당밖에 없다"며 "공화당은 어디선가 낮잠 자고 있다"고 한탄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폭력조직, 논쟁적인 문화적 이슈 등을 계속 제기하며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응집시켜 위기감을 갖고 투표소로 향하게 하는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