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을 넘어 정보전, 신경전으로 확전됐다. 스웨덴 대표팀이 한국의 비공개 훈련을 전부 봤다고 주장하자, 신태용호가 이를 언론플레이 혹은 심리전으로 치부했다.

18일 오전 5시(서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보고로드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 한국-스웨덴전은 마치 '포커 게임'처럼 서로의 패를 철저히 숨겨둔 채 치열하게 벌이는 수싸움으로 흥미를 더해간다. 스웨덴의 신태용호 오스트리아 전훈 캠프 염탐 주장은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왔다. 스웨덴의 한 기자는 13일 "한국 분석원인 라세 제이콥손이 우리에게 한국의 전력 분석 과정을 설명했다"며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한국의 모든 훈련을 분석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제이콥손은 한국 훈련장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슈타인베르크 경기장 인근 건물에서 지냈다.

신태용호는 지난 2~11일 벌어진 오스트리아 전훈 기간 8차례 훈련 중 회복 훈련과 체력 훈련을 제외한 4번의 전술 연습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11일 세네갈전도 비공개 A매치로 마쳤다. 그런데 스웨덴은 한국-세네갈 비공개 A매치(한국 0-2 패) 정보까지 구했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이콥손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의 선발 선수를 파악했다. 선수와 포메이션 등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신태용호 반응은 반신반의, 그리고 언론플레이로 요약할 수 있다. 이미 이와 비슷한 보도가 한 번 나오면서 레오강 전훈 도중 훈련장과 주변을 꼼꼼하게 살폈기 때문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같은 날 "슈타인베르크 경기장 주변에 훈련장을 볼 수 있는 건물이 몇 개 있긴 하다"며 "사실 세네갈전이 비공개여서 그 곳에서 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선발대 직원들이 사전 체크도 하고 왔다. 주변에 있는 건물 등에서 슈타인베르크 경기장을 봐도 나무에 가려지고 해서 완전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없었다는 내부 보고가 이미 있었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레오강을 전훈 캠프로 삼을 때 노출이 어느 정도 되는 지 최대한 조사했다는 뜻이다. 세네갈전은 결국 이웃 도시 그로딕에서 펼쳐졌다.

스웨덴의 한국 캠프 염탐 소식이 알려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어 "지난 7일에도 비슷한 보도가 스웨덴 언론을 통해 나온 적이 있었다. 스웨덴 스파이가 5일 레오강에 도착, 그 때부터 큰 문제 없이 훈련 장면을 보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한국 대표팀은 당시 기사를 접한 뒤 외곽 보안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스태프들이 훈련장 주변 호텔을 유심히 살폈다. 이상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국 훈련 및 비공개 A매치를 봤다"는 스웨덴 측 주장을 심리전 혹은 언론플레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 대표팀을 다각도로 흔들기 위한 포석이다.

겔렌지크(러시아) |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