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이하 VAR)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VAR을 통해 선제골을 내줬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한국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전반에 교체 투입된 왼쪽 측면 수비수 김민우가 볼을 쫒는 스웨덴의 빅토르 클라에손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조엘 아길라르 주심은 태클 직후 파울을 선언하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시켰다. 스웨덴 선수들은 김민우의 태클이 반칙이라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심은 한국이 역습 공격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VAR을 선언하면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비디오 분석 결과 논란의 장면은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김민우가 태클을 시도했지만 볼은 발끝에 닿지 않았고, 오히려 클라에손이 김민우의 다리에 걸려 걸려 넘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주심이 PK를 선언하자 양 팀 벤치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스웨덴은 승리의 절호의 기회를 잡은 듯 환호했고, 한국 선수단은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궜다. 스웨덴의 페널티 키커로 나선 그랑크비스트는 차분하게 골문 왼쪽 구석으로 슛을 꽂아넣으면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처음 시행되고 있는 VAR은 지난 16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C조 1차전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에서는 첫 선을 보였다. 프랑스는 VAR을 통해 앙투안 그리즈만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기록했다. 월드컵의 VAR은 골 장면과 페널티킥, 레드카드 등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판독 대상이 된다. 월드컵에서는 모스크바 국제방송센터에 판독실을 마련하고 조별리그부터 4명의 전담심판과 4명의 보조요원이 한 조를 이뤄 VAR을 가동한다. 조별리그에서 33대의 카메라가 경기장 곳곳에 배치되고 16강전부터는 2대가 더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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