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을 향한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또 다시 제기됐다. 16년 전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재일교포 여배우 A씨(42)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20일 SBS funE에 따르면 A씨는 16년 전 방송사 화장실에서 조재현에게 성폭행 당했다. A씨는 지난 2002년 5월 연기 교육을 가르쳐주겠다는 조재현을 따라 공사 중인 남자 화장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그는 소리 지르며 반항했지만 조재현은 그를 누르며 성폭행했다. 20대 초반에 끔찍한 일을 당한 A씨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촬영장에서 조재현과 대면했다. 조재현은 A씨의 몸을 슬쩍 슬쩍 만지며 가해 이후에도 괴롭혔다.

피해 이후 A씨는 삶을 포기하려는 결정을 수차례했다. A씨는 SBS funE와 인터뷰에서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 조재현 씨가 진심으로 나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무슨 짓을 한 지 알고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조재현은 앞서 지난 2월부터 성폭행 이력이 알려지면서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그는 '미투' 폭로 당시 '사실무근'으로 버텼지만 이니셜로 거론되던 폭로글에 이어 배우 최율의 폭로까지 더해지면서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당시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했고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직과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이후에도 자신이 대표로 있던 수현재씨어터와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 운영도 문제되자 손을 뗐다.

조재현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자신이 가해한 피해자들을 찾아가 모두 사과한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A씨의 폭로 보도에서 조재현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히려 '합의에 의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사실관계는 짚고 넘어가야겠지만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 한 번으로 신뢰를 잃었듯 조재현은 이미 대중에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만약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재현은 하루 빨리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대중이 수긍 가능한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하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