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홈리스 셸터' 설치 관련 허브 웨슨 LA시의장과 협상 놓고 단체들간 균열 심화

[뉴스포커스]

'한인회, 상의 등 vs WCC 정찬용 변호사' 갈등
유언비어 난무, 비난 유인물 돌리며 서로 핏대
한인들 "그러려면 차라리 다 물러나라" 꾸짖어

공청회 없는 '홈리스 셸터' 문제와 관련 한인단체장들 사이에 분란이 일고 있다. 한인사회가 뜻을 하나로 모야야 하는 상황에 나온 악재다.

분란의 불꽃은 미 주류사회의 대형 비영리단체인 '유나이티드 웨이'가 중재하는 과정에서 튀었다. 유나이티드 웨이는 노숙자 관련 사업과 관련해선 주류사회에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한인사회와도 관계가 잦다.

지난주부터 총 세차례 유나이티드 웨이의 중재로 한인단체장들과 허브 웨슨 LA시의장간 '협상 테이블'이 열렸다. LA한인회, LA한인상공회의소, 한미연합회, 가정상담소, 한인청소년회관(KYCC),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셸터 설치안 반대 운동 시민연대인 윌셔커뮤니티연합(WCC) 등에서 각 대표자가 참여했다. 이러한 가운데 '홈리스 셸터'문제를 주도하던 WCC의 리더 정찬용 변호사와 나머지 참석 한인단체들 간의 대립이 생겼다.

이 협상 테이블에선 한인 단체장들과 웨슨 시의장이 직접 대면하진 않았고, 유나이티드 웨이가 양쪽을 번갈아 가며 만나서 말을 전하며 조율하는 식이었다. 지난주 월요일(11일), 이번주 월요일(18일), 어제(21일)까지 총 3번 열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11일엔 큰 문제없이 마쳤지만, 18일 만남에서 참석 단체장간의 큰 의견 충돌이 일었고, 21일엔 WCC 측이 이 모임에 대한 반대 집회까지 계획하는 등 갈등이 불거졌다.

▣한인회 등 주장
참석 단체장들의 주장은 이렇다. 당분간 회의 내용을 비공개하고 협상 기간 동안 집회나 소송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나 정 변호사가 지키지 않았다. 또 유나이티드 측에 노숙자 부지 관련 자료를 무리하게 요구했으며, 3차 회의땐 본인이 회의 참석을 거부했으면서 자신을 배제하고 다른 사람들만 회의를 진행한다 식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더해 7가와 호바트 대안부지 등 회의에서 나온 일부 내용을 확대해 회의의 본래 목적과 본질을 왜곡해 한인들에게 알렸다고 단체장들은 주장했다.

▣정찬영 변호사 주장
그러나 정찬용 변호사는 의견이 다르다. 애당초 일부 한인단체장들만이 모여 '밀실 협상'을 벌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단체 중엔 시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타운에 홈리스 셸터 설치를 반대하는 한인사회의 '순수한 뜻'이 100% 반영될지도 의문이며, 회의에선 부지를 한인타운 내 다른 곳(7가와 호바트)으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얼토당토 않은 내용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유언비어를 퍼뜨린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오늘 협상 결과 발표
이 과정에서 한쪽을 비난하는 유인물까지 퍼지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로 확대됐다.

그나마 다행히도 21일 오후 6시에 유나이티드 웨이 LA 사무실에서 3차 협상이 벌어졌다. 특히 한인단체장들, 유나이티드 웨이 측, 허브웨슨 시의장 3자가 모두 직접 만나기로 한 자리였다. 참석하지않겠다던 정찬용 변호사도 우여곡절 끝에 이날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늘(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과연 한인단체들간의 이같은 이전투구식 갈등이 '타운 홈리스 셸터 설치'를 막을 수 있을까. 방글라데시 분리안 저지에 성공한지 불과 2~3일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돌발 사태에 대다수 한인들은 답답함과 함께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