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7년 만에 최대 구인난…일손 찾기 '하늘의 별따기' 빈 일자리 무려 672만개

[뉴스포커스]

일감 넘치는 기업들 임금 올려도 직원 채용 힘들어
운수·창고·유틸리티 업종 빈자리 1년새 58% 늘어

미국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인난으로 비어 있는 미국 내 일자리가 올 2분기 기준 월평균 672만 개로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7년 만에 최대라고 8일 보도했다. 1년 전에 비해 75만 개 늘었다.

기업들이 일감이 늘어 직원을 더 뽑고 싶어도 구직자 대부분이 이미 고용돼 새로운 일손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업종에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운수·창고·유틸리티업종의 구인난이 가장 심각하다.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채용이 더 어려워서다. 이들 업종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는 올 2분기 월평균 29만8000개로, 1년 전(18만9000개)보다 58% 늘었다.

일감은 넘치는데 구인난 때문에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례로 플로리다주의 운송회사 스코틀린그룹은 임금을 작년보다 4% 올리고 트럭 운전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최신 트럭을 대거 구입했지만 여전히 필요한 인력 20명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산업(41%), 예술·엔터테인먼트(32%), 소매업(26%), 제조업(24%), 건설업(23%), 교육서비스업(22%) 등도 빈 일자리가 1년 전보다 20% 넘게 늘었다. 잭 클라인헨즈 전국소매유통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온라인쇼핑에 밀려) 소매업이 붕괴할 것이란 세간의 우려와는 다른 흐름"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구인난은 경기 호황 덕분이다. 미국 경제는 올 2분기에 연율 기준 4.1%(전 분기 대비) 성장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도 한 요인이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5월 3.8%로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7월에도 3.9%에 그쳤다. 보통 4% 이하면 '완전 고용' 수준으로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투자·소비 심리에 가속도가 붙은 것도 구인난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호황이다. 올 1~7월 일자리 증가 규모는 월평균 21만5000개로, 전년 동기(월평균 18만4000개)보다 17% 늘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일자리는 작년보다 258만 개(21만5000개×12개월)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엔 약 220만 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