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들 '말 가로막기', 전문의 일수록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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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의과대 연구
제한된 진료시간등 탓


의사가 환자의 설명을 제대로 듣는 시간은 11초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리다 의과대학 내이키 싱 오스피나 교수(내분비학)는 지난달 일반 내과 의학 저널 온라인 판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2008~2015년 미국 메이요클리닉 등 의료기관에서 녹화한 112건의 진료대화 내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진료 시 의사가 환자에게서 증상에 대한 불안과 걱정거리를 물어본 사례는 112건 중 40건(36%)에 불과했다. 의사별로는 전문의가 20%, 1차진료의는 이보다 다소 높은 49%로 나타났다. 환자에게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파악한 40건 중 27건(67%)은 환자가 말하기 전에 의사가 말을 가로막았다. 의사가 환자의 말을 막기까지 걸린 시간은 11초(중간값)였다.

전문의가 환자 얘기를 듣는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오스피나 교수는 "전문의는 환자가 어떤 이유로 자신을 찾았는지 알기 때문에 굳이 진찰할 내용을 환자에게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오스피나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 얘기를 잘 듣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제한된 진료시간'과 '번 아웃(지침)'을 꼽았다.

오스피나 교수는 "문진은 의사와 환자가 좋은 관계를 맺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진료의는 환자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