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목회자들 성문제 공론화 '머뭇머뭇'

[뉴스초첨 / '라이프웨이' 목회자 1000명 상대 설문조사]

'1년에 1회 이상'언급 56%→77% 증가 불구
대다수 심각성이나 대처방법 등 몰라 소극적
46% "우리 교회 무관", 29% "중요이슈 아냐"
전문적 성희롱·가정폭력 피해 상담 훈련 시급

미투(#MeToo)운동과 관련된 대중적인 논의가 미국교회 목회자에게 관심을 끌었지만 그 관심이 성도들이 겪는 폭력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이 '가정 및 성폭력에 대한 목회자들의 태도와 행동'을 주제로 목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85%가 미투운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교회 내 성희롱과 학대에 초점을 맞춘 처치투(#ChurchToo) 운동에 대해선 16%만이 들어봤다고 대답했다.

스콧 매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대표는 "미투운동이 확산된 이후 목회자들이 성희롱이나 가정폭력에 대해 과거보다 더 많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거 진행했던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두드러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성도들에게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대해 얼마나 자주 이야기 하는가'라는 질문에 '1년에 1회 이상'이라고 답한 목회자는 2014년 56%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77%로 증가했다.

반면 "성도들에게 폭력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처 방법을 몰라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수의 목회자가 '우리 교회와는 관계없는 일이어서'(46%) '다른 이슈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아서'(29%)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처법을 잘 몰라 언급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6%나 됐다.

조사에서 목회자 10명 중 8명(82%)은 "피해자를 상담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성적 학대나 폭력 피해 상담을 위해 충분한 훈련을 받은 목회자는 1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매코넬 대표는 "상당수 목회자가 가정 및 성폭력에 대한 대응으로 커플 상담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커플 상담이 오히려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며 "피해자에게 안전을 제공하는 게 최우선인 만큼 목회자들이 사전 훈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