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논란' 캐버노 인준 과정후 확산
거짓 女 '미투'에 당했다…男 '힘투' 등장
<#MeToo> <#HimTo>

[이슈진단]

'그는 무고하다'는 뜻으로 사용, 트럼프도 옹호
여성 단체들 "남성의성 관련 오류 부작용 우려"

여성이 당한 성폭행 사례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에 대한 반발로 미국 남성들 사이에서 '힘투'(#HimToo)가 유행하고 있다. 미투 사례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이 억울함과 무죄를 호소하자, 이들의 입장을 대변해 미투에 대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힘투 운동이 최근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 과정 이후 자주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캐버노 대법관은 인준과정 중에 고교와 대학시절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번져 인준이 연기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그는 "내 가족과 내 이름은 잔인하고 거짓된 비난으로 영원히 파괴됐다"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NYT는 "많은 사람들이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캐버노를 지지하는 SNS 게시물에 힘투 해시태그를 같이 올렸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본래 '그도 마찬가지'라는 의미의 '힘투'는 지난해 미투가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는 남성이 당한 성폭행 사례를 고발하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 성폭력 의혹을 받은 캐버노 인준 절차를 거치며 힘투가 '그는 무고하다'는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성추문에 수차례 시달린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무고한 남성을 대변하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캐버노가 연방대법관에 지명되자 "자신의 아들과 남편, 형제, 삼촌을 생각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매우 행복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젊은 남성들에게 매우 무서운 시기"라고 주장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남성들이 거짓 미투로 잘못 기소될 확률은 매년 0.005% 미만"이라며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당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반박했다. 남성 성폭행 인식 개선 활동을 하는 단체 '1 in 6'의 셋 스튜어트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것으로 본다"면서 "(새로운 힘투로 인해)성별, 폭력, 남성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공고해지면 남성에 대한 성폭력이 더 저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직장내 성희롱 고발
미투 이후 12% '쑥'

직장 내 성희롱 및 차별과 관련된 고발건을 조사해온 연방 평균고용기회위원회(EEOC)는 미투 운동이 촉발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성희롱 관련 고발된 건수가 7500건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NBC 뉴스가 보도했다.

성희롱 고발건수는 전반적인 고발건수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 것이라고 EEOC는 밝혔다.

2017년 10월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과 관련한 성추문 사실이 폭로되고 '미투'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EEOC의 성희롱 접수 웹페이지 방문건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