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

'개척자'김창호 대장…잠들다

산악인 김창호(49) 대장에게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이자 친구였다. 그래서 산을 오르면서 산을 알아간다고 했다.김 대장은 12일 밤 동료 대원들과 함께 네팔 구르자히말(7193m) 남벽 등정 도중 베이스캠프에 불어닥친 강한 돌풍과 산사태에 휘말려 참변을 당했다. 그가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 완등한 베테랑 산악인이었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다. 김 대장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개척자이자 탐험가였다. 그래서 세계산악연맹은 그가 뚫은, 아무도 밟지 않은 새로운 루트(길)를 '코리안 웨이(Korean Way)'로 공식 인정했다. 그는 대원 모두가 등반을 마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게 성공적인 등반이라는 'From Home To Home(집에서 집으로)을 모토로 삼았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던 '영원한 개척자'는 결국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히말라야의 품에 잠들게 됐다. 사진은 김 대장이 2012년 세계 최초로 네팔 힘중(7140m) 등정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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