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돌아간 유학파 10명 중 7명 "직장 그만둔 적 있어"…'한국 기업문화'적응 힘겨워

[뉴스인뉴스]

국제 자격증'취업 보증수표'는 옛말
아이비 리그 등 명문대 간판도'시시'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김모씨(31)는 1년 전 한국 귀국과 함께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3달 만에 그만뒀다. 공기업 연구소에도 들어가봤지만 결국 2달 만에 사표를 썼다. 김씨는 "업무 능력보다 출신지역과 출신학교 등 선후배 인맥을 우선시하는 한국의 기업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파' 10명 중 7명이 퇴사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개인적 이유(34%), 직장 동료와 기업문화 적응이 어려웠고(29%), 담당 업무(25%)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 한국 기업들은 유학파의 기피 이유로 절반 가까이(48%)가 한국내 기업 및 조직문화 적응도를 들었다. 기업들은 해외 유학파 채용 시 글로벌 경쟁력과 제2외국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 화합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해외 유학경험이 있는 직장인과 구직자(1218명) 및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 조사 결과 해외 유학파들은 대기업(19%)보다는 중소기업(27%)과 중견기업(21%)에 더 많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업(13%)과 공공기관(11%),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8%) 순이었다. 해외 유학파 중에는 아직 취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였다. 현재 한국내 취업을 준비 중(28%)이거나 준비했지만 결국 낙방(15%)한 경험도 적지 않았다.

취업에 성공해도 68%는 퇴사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취업을 했지만 퇴사한 이유는 연령대별로 달랐다. 해외 유학파 출신들은 젊을수록 한국내 기업문화 적응을 어려워했다. 50대 이상의 경우 '동료·기업문화' 때문에 퇴사한 경우는 9.4%에 불과했지만 40대(20.2%), 30대(29.2%), 20대 이하(30.7%) 등 청년층이 한국 기업문화 적응에 실패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유학파를 뽑을 때 기대하는 점은 글로벌 경쟁력(37%), 제2외국어 능통(32%), 해외체류경험(20%)이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기업들이 바라보는 인재상의 변화다. '조직 내 소통능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유학파 채용 시 자격증을 고려하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1990년까지만 해도 해외 자격증은 취업의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기업들은 'MBA(경영학 석사) 또는 국제 CPA(공인회계사)를 가진 인력을 여전히 채용 시 우선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보통 수준(77.5%)이라고 답했다.

소위 미국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의 간판을 중시하던 분위기도 변했다. 기업들은 직원 채용시 단순히 대학 간판이 아닌 분야별 전공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50%)"와 "매우 그렇다(20%)"고 답했다. 100점으로 환산하면 평균 84.1점에 달한다. 인크루트 측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해외 유학도 전문 분야에서 전공기술을 쌓아야만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