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뉴스] 조지 HW 부시 전대통령 장례식을 보며

일부는 한때 정적 5명 전·현직 대통령 한자리에
트럼프, 현직 대통령이지만 추모사 순서 못맡아
아들 부시 ""아버진 춤 못췄다" 조크, 좌중 폭소

분명히 한국과 미국은 문화 차이가 크다. 언어 뿐만이 아니라 교육, 정치 등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르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미국에 오래 살아도 적응하기 힘든 것들이 부지기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장례식이다. 이번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그같은 두 나라의 문화차이를 확연하게 보뎌주엇다. 물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부러운 면도 많았다.

▶관계는 관계, 애도는 애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뭐니뭐니해도 장례식장인 워싱턴DC 국립성당에 상주인 아들 부시(조지 W 부시) 부부를 비롯해 트럼프·오바마·클린턴·카터 부부가 나란히 앉았다. 살아 있는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한 때 정적이었고 트럼프와 클린턴, 트럼프와 오바마 등은 서먹서먹한 관계다. 피부색과 출신과 배경도 저마다 틀리다. 그래도 모두 한자리에 나와 전직 대통령을 애도했다.

▶가까운 사람만 추모사
또 한가지 우리나라에선 보기힘든 장면은 추모사를 맡은 인사들의 선정이었다. 이날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사는 모두 네 명이 했다. 전기작가 미첨,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평생 친구였던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 그리고 아들 부시 등이었다.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에겐 추모사 순서가 주어지지 않았다. 맨 앞줄에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같이 앉았을뿐, 추모 연설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추모사를 맡기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꿈도 못 꿀 일이다.

▶눈물과 웃음이 교차
그리고 눈물과 웃음이 교차한 장례식장 분위기도 우리에겐 낯설다. 특히 아들 부시가 아버지를 추모하며 "그는 골프 쇼트 게임과 춤 실력이 형편없었고, 야채, 특히 브로콜리를 못먹었다. 우리 형제도 그걸 물려받았지만…"이라고 농담하자 좌중이 폭소를 터뜨리는 장면은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른 문화다.
문화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이 한국에서 자란 우리 한인 이민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