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토픽]

伊'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복원에
천재 예술가 다빈치 작품에는 최초
세계 문화재 복원 분야 우수성 인정

내년에 서거 500주년을 맞는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손끝에서 탄생한 귀중한 작품 복원에 우리 종이 한지가 사용된다.

로마에 있는 세계적인 지류복원 전문기관인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PAL)는 11일 다빈치가 1505년 창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의 복원에 한지를 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의 왕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이 작품은 다빈치가 새를 관찰하면서 발견한 항공 공학적 법칙 등을 스케치와 함께 기술한 18쪽짜리 자필 노트로, 시대를 앞선 다빈치의 혜안이 잘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루칠라 누체텔리 ICPAL 복원 전문가는 "작품이 제작된 지 오랜 세월 흐른 데다 여러 군데를 옮겨다니며 전시된 터라 곰팡이 등으로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며 "보다 철저한 보호를 위해 한지로 원본을 감싸는 작업을 거쳐 복원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일반 종이보다 훨씬 질기고 튼튼한 한지의 특성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한지가 천년 세월은 거뜬히 견디는 내구성을 지닌 데다,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져 원작의 재질, 색상 등과도 잘 조화를 이루는 측면도 한지 사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복원 작업에 쓰일 한지는 경남 의령의 신현세 한지공방에서 제작한 한지가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세 공방에서 제작된 한지 3종은 2016년과 올해 ICPAL에서 문화재 복원에 적합하다는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다빈치라는 인류가 배출한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 복원에 우리 종이 한지가 사용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중요 문화재 복원에 있어 한지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내년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ICPAL은 2016년 말 이탈리아의 귀중한 유물 '카르툴라'(Chartula) 등 주요 문화재 5점을 한지를 이용해 원형을 되살린 것을 비롯해 최근 자국의 문화재 복원에 한지를 속속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