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화제]

美 과학자 "땅 속 5km 및 해저면 2.4km서 표본 채취"
생명주기 수백만년에 달하는 미생물 수백만 종 발견
기존 생명체 인식 타파, 다른 혹성 생명체 가능 시사

지구 과학자들이 지구 땅 속과 해저 깊은 곳에 엄청난 규모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발견은 지구 생명체에 대한 기존 인식을 깰 뿐만 아니라 다른 혹성에도 유사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CNN 방송은 11일 지구 땅 속 깊숙한 곳에 인간 생명체 전체를 합친 것의 수백 배에 달하는 양의 '좀비 박테리아'를 비롯한 생명체가 살고 있음을 과학자들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좀비 박테리아'는 '거의 살아있지 않은 형태의 생명체'라는 뜻으로 CNN 방송이 붙인 이름이다.

심층탄소관찰소(DCO)는 이날 생명주기가 수백만년까지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가 있는 '지하 갈라파고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DCO는 2009년 설립된 국제연구단체로, 전 세계 수백곳에서 지구의 활동을 조사해오고 있다. DCO 집행이사 로버트 헤이즌은 "놀라운 발견"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생명체라는 놀라운 모습에 눈을 뜨게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DCO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지난 10여년간 첨단 기술을 이용해 땅 속 5km 이상 깊은 곳에 있는 대륙내 광산과 해저면으로부터 2.5km 넘게 파들어가 미생물 표본을 채취했다. 발견된 생명체들은 수백만종에 달하는 박테리아와 아키온(세포핵이 없는 미생물), 진핵생물(세포핵과 세포벽이 있는 미생물 또는 유기체)등으로, 이들 종의 숫자가 지표면 생물보다 많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현재 지구상 박테리아와 아키온의 70% 가량이 지하에 사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구 땅 속 깊은 곳에 서식하는 생명체의 총 부피가 23억㎦에 달해, 지구 전체 바다 부피의 거의 두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미생물은 생명주기가 지질학적 주기에 가까운 것 등을 포함해 매우 다양하다"며 "어떤 경우 바위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 이상의 섭생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DCO 공동의장 미치 소긴은 "지하 깊은 곳을 탐사하는 것은 아마존 밀림을 탐사하는 것과 같다. 모든 곳에 생명체가 있고 놀라울 정도도 많은 예기치 못한 새로운 유기체가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발견이 극한 상황에서의 생명의 기원과 생존, 복제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보고서가 "지구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났는가? 지표면인가, 열수구 근처인가, 아니면 섭입수역에서 생겨나서 태양을 좇아 지표면으로 나왔는가?"라는 등의 여러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