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 한미, 퍼시픽시티, CBB, 유니티 등 발간 2019년 달력 배부 1~2주 만에 동나

[뉴스포커스]

고품질에 점잖은 디자인 등 다른 달력들과 차별화
발행부수 증가 불구 요구하는 고객들 많아'실랑이'
일부 고객은 "은행 달력 인심 박해졌다" 볼멘 소리

매년 이맘때가 되면 평소 한산하던 한인은행 영업점들이 때아닌 북새통을 이룬다. 새해 달력을 구하려는 한인들의 발걸음이 한꺼번에 세차게 몰려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 후 종이 달력의 인기가 예전보다 시들해졌다고는 하나 연말이면 종이 달력 하나쯤 받아보고 싶은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한인 시니어들 사이에선 '은행 달력을 집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인지 은행 달력의 인기가높다. 이 때문에 달력을 달라는 한인들과 은행 직원 간 실랑이까지 벌어지는 등 이 시기 은행 달력은 반짝 '귀하신 몸'이 된다.

뱅크오브호프, 한미, 퍼시픽시티, CBB, 유니티 등 각 은행마다 그야말로 '달력 전쟁'이다.

한인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은행 전 지점에 배포된 새해 달력은 배부 1~2주만에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일부 지점의 경우는 5일도 되지 않아 동나기도 한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올해 소폭이지만 작년보다 더 많은 양의 달력을 찍었지만 달력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많아 올해도 준비한 달력이 모두 일찍 소진됐다"며 "달력 배포 시기가 되면 은행 고객뿐만 아니라 지점을 방문해 무작정 달력을 달라는 비고객 한인들도 많은데, 은행의 이미지상 어쩔 수 없이 달력을 내어줄 수밖에 없어 매년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일부 지점에선 조기 소진을 예상하고 달력 배부 시기에 미처 받지 못한 단골 고객들을 위해 적당량의 달력을 따로 보관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반면 달력을 구하려는 한인들 사이에선 달력이 흔했던 시절과 달리 요즘들어 달력 인심이 박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LA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김모씨는 "예전같으면 집에서 우편으로 새해 은행달력을 받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은행에 가서 사정사정해야 겨우 하나 받을까 말까 한다"면서 "똑같은 은행 고객이어도 누구는 두개를 받는 반면 여러 지점을 돌아도 하나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것 같아 불쾌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은행 달력이 '귀하신 몸'이 된 건 최근 타운내 달력 제작 업체수가 감소한 것도 한몫을 했다. 과거에는 교회나 홍보를 목적으로 여러 한인업체들이 무료로 나눠주는 달력이 많았지만, 최근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종이 달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줄어 달력 제작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제작을 하지 않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 한인은행 고객은 "그나마 한인은행들이 여전히 달력을 만들어 배부하고 있어 매년 연말 고품질의 새해 달력을 손에 쥐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