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구세군 한인타운 모금 마감, 목표치는 커녕 지난해 보다 14% 줄어
"지난 수년간 계속 증가세 처음 꺾여…한인사회 불경기 심화 반영"
한국도 목표 절반도 못채워, "IMF때도 늘었는데…기부 문화 실종"


연말 LA 한인타운 자선냄비 모금액이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불경기와 자원봉사자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LA 한인타운 지역 구세군 모금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구세군 나성한인교회는 지난달 16일부터 한인타운 곳곳에 구세군 자선냄비를 설치, 이틀 전인 이달 24일까지 모금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 약 5만8000달러에서 올해 5만달러로 8000달러 줄었는데, 비율로 보면 13.7% 감소했다고 구세군 나성한인교회의 이주철 사관은 밝혔다.

이 사관은 "연말 경기가 좀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지난해보다 목표치를 조금 높게 잡았었는데, 오히려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최근 수년간 이어오던 모금액 증가세가 올해 꺾였다"고 말했다. 그는 감소 원인에 대해 "자원 봉사자가 부족해서 하루 구세군 설치 시간이 지난해 10시간에서 올해 8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주류사회와 달리 한인타운 경기는 그리 나아지지 않은 탓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선냄비 모금액 감소 현상은 고국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구세군 자선냄비본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9일 사이 전국 모금액이 27억4401만9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억6958만2600원보다 16.07% 줄었다고 밝혔다. 구세군은 시민들이 한 해를 돌아보며 주변 이웃을 살피는 연말(11~12월)을 집중모금기간으로 정해두는데, 올해는 이 기간 모금액이 목표(65억원)의 42.2%로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모금액이 7억원 이상 줄어든다.

다른 모금 기관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모금액이 157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정도 적었다.

체감경기가 나빠지면 여유가 줄어 기부액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동체성 약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고 봤다. 외환위기로 경기가 최악이던 1997년 말에는 자선냄비 모금액이 오히려 상승했는데, 어려운 서민층끼리 서로를 도우려는 분위기가 당시엔 크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서 기부를 악용하는 사건들이 알려지며 기부 불신 현상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