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vs 퍼스트 도터 '이방카', 백악관 안주인 자리 놓고 전면전

[뉴스인뉴스]

백악관 비서실장 인선 도화선, 모녀 불화설 노골화
'은둔의 영부인' 멜라니아 '침묵' 베일벗고 공격적
'미니 트럼프' 이방카 남편과 함께 2인자 전횡 과시
각각 '호감도 급락'과'러시아 스캔들'로 여론 압박

멜라니아 트럼프, 이방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과 백악관 보좌관인 큰 딸. 두 사람은 새엄마와 의붓딸 관계로 11살 차이다.이미 여러차례 보도된 바있으나 두 사람 사이가 요즘들어 심상치 않다.

이들의 불화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초 부터 끊이질 않았다. 영부인과 장녀의 역할이 중복되는 바람에 생기는 필연적인 갈등이라는 분석도 있고, 이방카가 멜라니아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다툼이 일어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대통령 집무실, 이방카 사무실이 있는 웨스트윙과 멜라니아의 침실·사무실이 위치한 이스트윙으로 나뉘어 있다. 두 사람이 상대방 건물 쪽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보도도 있을 정도다.

▶물밑 신경전 수면위로

두 사람의 물밑 신경전은 12월 들어 전면전으로 비화됐다. 도화선은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인선이었다. 존 켈리 비서실장의 연말 퇴임이 확정되면서 후임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가 사실상 낙점을 받았다. 트럼프가 재선을 위해 선거전문가 에이어스를 뽑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어스가 돌연 고사했다. CNN방송 등은 '에이어스 카드'를 무산시킨 보이지 않는 손으로 멜라니아를 지목했다. '자방카'가 눈엣가시였던 켈리 비서실장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에이어스를 선택하자 멜라니아가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어부지리로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꿰찬 사람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었다. 하지만 WP는 멀베이니가 이방카 부부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전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멜라니아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5월부터다. 멜라니아는 어린이들을 왕따 피해나 약물중독으로부터 지키는 '비 베스트(Be Best)'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남편이 밀어붙이는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펼치기도 했다. 중남미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부모·자녀 격리 정책'이 대표적이다.

멜라니아는 최근 공격성마저 보인다. 지난 10월 자신의 아프리카 순방 때 노골적으로 비협조적이었던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영부인실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이었다. 그리셤은 멜라니아의 오른팔이자 정치적 경호실장이다. 리카르델은 쫓겨났다.

▶승자없는 싸움될 듯

멜라니아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였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그는 미 역사상 두 번째로 외국에서 태어난 영부인이다. 악명 높은 플레이보이를 남편으로 둔 결혼 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이 부부는 뉴욕의 트럼프타워에 함께 살았으나 층이 달랐다. 백악관에서도 이 부부는 각방을 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만 바라보며 침묵하던 멜라니아가 베일을 벗으면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방카는 '미니 트럼프'로 불린다. 아버지의 판박이라는 뜻이다. 트럼프의 자녀 중 아버지와 가장 친하다. 또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다. 아버지의 꿈을 비웃고 다녔던 이방카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주변의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백악관에 입성, 2인자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암투는 승자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여론의 눈총이 따가운 탓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멜라니아는 12월 여론조사에서 호감도가 43%를 기록하며 10월(54%)에 비해 두 달 만에 11%가 급락했다. 남편을 닮아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방카도 상황은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2년을 독주하면서 적이 많이 생겼다. '워싱턴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이방카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말도 부담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스캔들로 사면초가에 몰렸는데, 이방카도 타깃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