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 공격받는다" 주요 후보군 중 첫 출마 선언 시선 집중…2020 美 대선 팡파르

[뉴스진단]

바이든·샌더스 등도 조만간 출마 여부 결정
트럼프, "워런 당선? 정신과의사에 물어봐"봘

새해 시작과 함께 2020년 미국 대선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첫 포문은 엘리자베스 워런(70) 민주당 상원의원이 열었다. 워런은 31일 지지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4분 30초짜리 영상에서 "권력층의 부패는 우리 민주주의를 해치고, 미국 중산층은 공격받고 있다"며 2020년 대선 예비선대위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대선 후보군 중 첫 출마 선언이다.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워런 의원은 하버드대 출신의 저명한 법학자로,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등 당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미 연방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전국적인 지지도를 얻었다. 2012년 매사추세츠 최초 여성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지난해 11월 열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크게 앞서며 가볍게 재선에 성공했으며, '샌더스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7)과 함께 당내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종교·여성 차별적 발언을 할 때마다 그는 "역겹다"거나 "시끄럽고 끔찍하며 자극에 극도로 민감한 사기꾼"이라고 공격하는 등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했다.

트럼프는 원주민(인디언) 혈통이라는 워런의 말이 거짓이라며 워런을 '포카혼타스'라 조롱했다. 이날 워런 출마 소식에 대해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좋은 소식이다. 그녀는 훌륭할 것"이라며 "워런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워런이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그녀의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77)도 1월 안에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바이든은 지난 4일 "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2019년 1월까지 출마를 결정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지난 16일 아이오와주 최대 신문사인 디모인 레지스터와 CNN이 아이오와주 민주당원 455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대선에 나섰으면 하는 민주당 후보'를 꼽는 설문조사에서 1위(32%)를 차지했다.

2위(19%)는 지난 대선에서 '샌더스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 3위(11%)는 지난 중간선거 당시 텍사스주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의원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던 베토 오루크(47) 하원의원, 4위(8%)는 워런, 5위(5%)는 캘리포니아주 검찰 총장 출신인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이었다.

CNN은 "여론조사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도 조만간 공식적으로 대권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했다. 샌더스는 2019년 초 대권 도전을 결정하겠다고 했으며 지난 중간선거를 앞두고 17년 만에 민주당에 재가입한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도 "1, 2월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