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아파트 '더 펄' 숙박기

바쁜 도심 속 휴양 리조트과 같은 시설
한국식 BBQ그릴부터 럭셔리 클럽하우스
스마트 테크놀러지가 접목된 똑똑한 아파트

LA 한인타운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 아파트다. 새 아파트는 하나같이 럭셔리다. 도대체 뭐가 럭셔리고, 뭐가 다른 걸까. 이런 궁금증을 갖고 지난달 6~9일까지 3박 4일 동안 LA 한인타운 한복판 윌셔 블루버드와 호바트 애비뉴 코너에 있는 '더 펄(The Pearl)'에 묵어봤다. 더 펄은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머물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3층 클럽룸 옆 원 베드룸을 게스트룸으로 활용하여 입주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니얼 정 객원기자>

■ Day 1


럭셔리 아파트에 살아본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키를 받으러 아침 일찍 리스 오피스를 찾았다. 도착 시간은 8시 30분. 만나기로 한 에스더 오 매니저가 출근하기까지는 아직 30분이 남아 있다. 오피스가 문을 열기 전이지만, 청소 직원들이 청소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에스프레스 기계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 들고 소파에 앉아 창밖으로 비가 오는 호바트 길을 내다보니 4성급 이상 호텔에 온 기분이다.

잠시 뒤 매니저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녀가 전해준 건 '키 포브(key fob)'와 '주차 스티커'. 터치 태그를 사용하는 엄지손톱 크기의 최첨단 키포브는 집의 문을 여닫을 때뿐 아니라 엘리베이터나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또는 클럽룸까지 아파트 내 모든 편의시설에 접근할 때 필요하다. 아파트에 드나들고 모든 시설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키가 하나 뿐인 셈이다.

주차 키는 리모컨이 아닌 종이로 된 진짜 스티커다. 은색 독수리 모양의 얇은 스티커를 잘 떼서 차 앞유리에 붙여놓으면 거라지를 드나들 때 인식하고 자동으로 문을 열어준다.

게스트룸은 1베드룸으로, 거실과 주방이 갖춰져 있다. 마룻바닥이라는 것과 수납룸이 여럿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수납룸 가운데 하나에는 풀사이즈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고, 다른 한 곳은 세탁 장비나 청소 도구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이다. 버너가 5개인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그리고 터치스크린 온도 조절기도 설치돼 있다.

퇴근 후, 집에 들러 짐을 챙겨 아파트로 다시 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바비큐 냄새가 솔솔 났다. '코리안 바비큐' 냄새다. 한인 젊은이 몇몇이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있다. 게스트룸에 머무는 3박 4일 내내 패티오에는 큰 쟁반에 스테이크 하나와 채소 몇 가지, 그리고 와인을 가져와 여유를 즐기는 그룹이 이어졌다. 특이한 건 대부분의 그룹이 모두 20~30대 한인이었다는 것. 그만큼 한인 입주자가 많구나 하고 생각됐다.

■ Day 2


새벽 6시, 일찍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에서 차가 있는 곳까지는 그리 멀지 않는데, 차 쪽으로 걸어가니 물체를 인식하는지 불이 자동으로 켜진다. 주차장이 너무 어두우면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불안하기 마련인데 밝아서 편안하다. 다른 아파트들이 게스트 파킹으로 기껏해야 5~6개인 것과 달리 더 펄은 모두 24개여서 어지간해서는 꽉 차지 않는다.

이날 저녁에는 이번 체류의 하이라이트인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수영장 옆 패티오에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는 대형 그릴 2개와 한국식 바비큐에 적당한 소형 그릴 4개가 있어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클럽룸은 오후 10시까지 예약 후 사용할 수 있는데 사용료는 시간에 따라 300달러부터 500달러 선이다.

2개 층을 터서 유난히 넓어 보이는 모던한 디자인의 클럽룸에는 대형 TV를 비롯해 'ㄷ'자형 소파와 보드게임, 테이블, 그리고 싱크대 시설이 갖춰진 '웨트바(wet bar)'가 있어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나 생일 파티로 사용하기에 딱이다. 친하게 지내는 5가정을 초대했다. 클럽룸의 최대 수용 인원이 93명이라더니 30명이 왔는데도 공간이 넉넉하다.

50도까지 떨어진 12월의 차가운 저녁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추위도 잊은 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사실 직사각형의 수영장은 물 온도를 83도로 맞춰놓아 물속에만 들어가면 별로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추우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자쿠지'를 이용해도 좋다. 수영장 옆 여러개의 접이식 베드들은 한여름 대낮에 일광욕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 수영장 옆에는 샤워 시설이 갖춰진 공용 화장실도 넓직해 여러 명이 한꺼번에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기름기 많은 고기를 먹으니 커피 생각이 간절해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옆 건물 아로마센터 1층 스타벅스에 '텀블러' 커피를 주문했다. 15분 정도 걸린다고 해 산책 겸 걸어서 픽업했다. 더 펄이 한인타운 한복판에 있는 만큼 걸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적지 않다. 윌셔가에 한인 은행은 물론, 식당, CGV 극장이나 CVS, 가주 마켓 등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는 동안 커피를 한 잔씩 손에 들고 7층 높이의 펜트하우스를 찾았다.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믿어지지 않겠지만 타운에 높은 건물이 없다 보니 다운타운의 고층 건물은 물론, 그리피스파크의 천문대까지 눈에 들어오는 게 타운에 있는 것 같지 않다.

■ Day 3


주말의 더 펄은 조용했다. 단지를 둘러보러 복도에 나와보니 쓰레기를 문 앞에 내놓은 집이 여럿 보였다. 더 펄은 문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픽업해서 버려주는 서비스를 주 5일간 제공한다. 세탁물을 맡겨 놓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어제 고기 파티가 열렸던 패티오 구역의 그릴은 어느새 깨끗하고 청소돼 있었다.

발코니 창문을 열어놓은 집 안으로 한국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이 살짝 비친다. 입주자 가운데 한인이 많기는 많은 것 같다. 클럽룸 바로 위에 있는 비즈니스 센터 'Think Space'에서는 컴퓨터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데스크톱 컴퓨터 2대와 미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비즈니스 업무는 물론 독서나 휴식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주중에만 더 펄에 머무는 입주자들도 있다고 했다. 오렌지카운티에 집이 있지만, 사무실은 한인타운에 있는 비즈니스맨이나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더 펄에 방을 얻어두고 주중에 머무는 케이스가 꽤 된다고 했다.

■ Day 4


아쉽지만 벌써 더 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금요일에 왔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예정에 없던 즉석 파티가 열렸다. 패티오 구역에서 치킨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으며 주말이 다 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어느새 더 펄이 익숙해진 걸까. 아이들은 이틀 전보다 더 신이 났다. 수영을 마친 아이들이 샤워하고 밥을 먹는 동안 건조기에서 수영복을 말렸다. 아내는 집안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게 가장 맘에 든다고 했다. 게스트룸 사용이 이날까지였기에 오후 8시에 방을 빼고 더 펄과의 길지 않는 만남을 마무리했다.


"워라벨이 실현되는 곳"

기사를 위해 짧은 기간 더 펄에 머무는 동안 어느새 진짜 입주자가 된 것 같다. 창문의 블라인드나 전자레인지 등을 모두 고급으로 한 것, 넓은 발코니와 잘 가꿔진 코트 야드 등 이 정도 렌트비에 이 많은 시설을 다 이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값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빠른 일정이나 다른 사정 때문에 피트니스 센터와 요가 클래스, 강아지 공원, 도그 그루밍 스테이션 등 입주자를 위한 많은 편의시설을 다 이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요즘 대세는 뭐니 뭐니 해도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한 입주자들에게 최상의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더 펄이 진정한 워라벨을 실현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말말>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설이 깨끗하고 수영장 가까이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서 편리하다. 안전시설도 잘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이용하기에 적절하다." - 정인자

"도심 한가운데서 누리는 여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타운 내 어디든 접근이 쉬운 것이 장점이고, 넓고 쾌적한 클럽룸과 세련된 느낌의 수영장도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나누기에 손색이 없었다." - 이민혜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없다. 게스트 파킹장이 넉넉해서 손님이 많이 와도 파킹 걱정이 없다. 바비큐 그릴도 한 종류만 있는게 아니라 스테이크용 2개, 한국식 바비큐용 4개가 있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쓰는 데 문제가 없다." - 이세나

"복잡한 윌셔길 한가운데 고급 리조트 같다. 수영장, 바비큐 그릴, 휴식 공간, 레크리에이션룸, 피트니스 센터, 메일룸, 세탁 서비스 등 여러 시설이 사용하기 편하다. 요즘 대세인 '미니멀리즘'에 맞게 불필요한 것 없이 간결하고 깔끔한 레이아웃도 마음에 든다." - 김영란

"집안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었던 게 최고였다. 욕조도 넓어 아이들이랑 같이 목욕하기도 좋았다." - 최영화

"전체적으로 인테리어가 모던하고 예쁘다. 펜트하우스에 올라갔을 때는 TV와 소파가 있어 여유시간을 즐기기에 좋고, 넓은 수영장이랑 커뮤니티 룸, 고기 굽는 곳이 탁 트여 있어서 아이들 데리고 함께 시간 보내기에 편하고 아늑했다." - 최은경

더 펄은...최고의 휴식과 럭셔리한 생활

더 펄은 최신 시설의 주거공간과 트렌디한 상업 시설을 한 곳에 갖춘 럭셔리 주상복합 아파트로 LA 한인타운의 외관은 물론 주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8월에 소프트 오프닝을 계기로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됐는데, 12월 중순 현재 총 346유닛 가운데 입주율이 80%에 가깝다. 입주자의 절반가량이 한인으로,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럭셔리 아파트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1~2베드룸에 대해서는 13개월 이상 계약 시 한 달 무료 렌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윌셔에서 7가까지 한 블록 전체에 걸쳐 있으며, 1층은 로비와 리스오피스 및 파킹장으로, 2층은 피트니스센터와 입주자 주차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본격적인 입주시설은 3층부터다.

3층에는 가운데 패티오를 중심으로 입주 공간이 길쭉한 'ㄷ'자 형태로 돼 있다. 패티오에는 야자수와 파라솔이 곳곳에 비치되어 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수영장이 있고, 유리 벽으로 구분된 공간에는 바비큐 시설과 테이블, 그리고 클럽룸이 있다.

각 유닛은 심플하지만,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하며, 풀사이즈 세탁기와 건조기, 버너가 5개인 가스레인지, 터치스크린형 온도조절기 등이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더 펄은 입주자들이 최고의 휴식과 럭셔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뿐 아니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더 펄은 동물 친화적 아파트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입주자를 위해서는 강아지 공원 'Bark Park'와 '도그 그루밍 스테이션'(Dog Grooming Station) 등 다양한 반려동물 시설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올 초에는 1층 리테일 공간에 샌드위치 전문점 'Carving Board'와 스페셜티 커피점 'Alchemist Coffee' 등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아파트 안에서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한국어 공식 웹사이트 www.thepearlonwilshire.com/ko
■주소: 687 S. Hobart Blvd. Los Angeles, CA 90005
■리스 문의: (323) 809-1056 (한국어 서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