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센터 경고…"3세 전에는 '쌀 한 톨' 분량"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어린아이가 칫솔질을 할 때 어느 정도 치약을 쓰는 게 적절할까.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이런 부분까지 미처 신경 쓰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적정량보다 치약을 너무 많이 쓰면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이 따른다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어린이 치아 건강에 관한 실태 조사를 거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CDC 조사는 만 3세부터 15세까지 자녀를 둔 부모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건 전문가들은 만 2세부터 하루 두 번 불소 함유 치약으로 칫솔질을 하라고 권고한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선 만 3세부터 6세까지 유아의 약 40%가 칫솔질을 할 때마다 칫솔 면의 절반 또는 전체를 덮을 정도로 치약을 묻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이 연령대 유아에게 권장하는 건 '완두콩 한 개(a pea-sized amount)' 분량을 넘지 말라는 것이다.

3세가 되기 전에는 칫솔 면에 자국이 남을 정도(a smear of toothpaste), 다시 말해 '쌀 한 톨(a grain of rice)' 정도만 쓰라고 한다.

치아 형성기에 불소 함유 치약을 너무 많이 쓰면 나이가 들었을 때 치아 표면에 가는 줄이나 갈색 반점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심할 경우 불소 성분에 의해 치아 표면이 미세한 점처럼 패일 수도 있는데, 치과의사의 진료를 받지 않는 한 자각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반상치(斑狀齒)'라고도 하는데 치아와 구강 위생에 좋지 않고 미관도 해칠 수 있다.

지난 30년간 미국에선 '치아 반점(dental fluorosis)' 사례가 증가세를 보였고, 청소년 5명 중 2명꼴은 이런 증상을 가진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CDC 조사에선 치약 과다 사용으로 치아 반점 등 부작용이 어느 정도 생겼는지 추적 관찰하지 않았다.

시카고의 소아 치과 전문의인 메리 헤이스 박사는 "불소가 (충치 예방에) 매우 좋은 건 맞지만 주의해서 사용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