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협상불가항목에 '전향적 자세'…마무리 협상 가능성"
이달말 트럼프-시진핑 합의 위한 '극적 돌파구' 마련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최종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에 나선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내주 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미 고위급 협상단의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달 말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 전쟁 종결을 위한 담판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회담이 이달 27∼28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對中) 무역협상을 이끄는 두 사람이 이달 중순께 중국 측과 관련 협의할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2월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화하면서 고위급 협상도 다소 앞당겨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WSJ은 통상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는 것은 양국 정상이 합의를 위해 마지막 타협을 할 준비가 됐다는 점에서 무역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해설했다.

앞서 미·중 협상단은 지난달 30∼31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여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 불균형, 기술 이전, 관세·비관세 장벽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했다.

당시 협상 결과를 두고는 무역불균형 해소와 일부 지식재산권 강화책에서 진전이 있었으나 중국의 통상·산업정책에 대한 구조적 개선에서는 답보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WSJ는 중국 측이 애초 국가 안보를 이유로 협상 불가 항목으로 규정한 이슈를 협상 범위에 포함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 기업에 대한 해킹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버 해킹 이슈는 난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하려는 외국업체에 중국에 서버를 두도록 강제해왔다.

이 때문에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 측 접근이 한층 용이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 왔으나 중국은 양보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었다.

중국 정부는 작년 12월 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마주 앉을 때만 해도 무역협상 테이블에 오른 전체 142개 항목 가운데 20% 정도를 협상 불가 항목으로 분류했으나 협의를 거듭하며 그 수가 상당 부분 줄었다고 한 미국 관리는 WSJ에 밝혔다.

다만, 이 관리는 중국 정부가 규정한 협상 불가 항목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정한 무역협상 합의 시한은 내달 1일까지다. 이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방침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진행한 신년 국정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언급하면서 "그것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끝내고 만성적자를 줄이고 미국 일자리를 지키는 구조적인 변화여야 한다"고 미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