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 한방 삼계탕

오픈하자마자 미식가들 사이서 "입맛, 영양 다 잡았다" 화제 만발

한국서 공수한 인삼과 홍삼등 7가지 약재 사용
영계·들깨 삼계탕, 해산물 황제 삼계탕 인기 짱
닭발·닭볶음탕도 '화끈'…60세 이상 20% 할인
오픈 기념 소주 1병 시키면 1병'1센트' 서비스


'킁킁 킁킁'…분명 음식점인데 '고급진' 한약방 냄새가 난다. 그래, 아무리 둘러봐도 여긴 음식점이다. 이때, 어리숙한 청년이 밝게 외친다. "주문 하신 한방 삼계탕 나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창호지를 연상케 하는 한글이 새겨 있는 옥빛 벽지가 눈길을 끈다. 세련된 고동색 의자와 테이블로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이곳은 건강과 영양을 추구하는 삼계탕 전문점 '본가 한방 삼계탕'이다.

대표의 성함을 묻자 쭈뼛쭈뼛한다. 의아해 하자 수줍게 웃으며 공동 대표가 4명이라고. 안영준 대표 외 3명은 미국서 공부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 하며 연을 맺은 14년지기 친구들이다. 이들 81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은 4년전 뜻을 모아 홀세일 식재료 회사를 시작, 내친김에 얼마전 '본가 한방 삼계탕'을 열었다. 안 대표는 "직접 농장과 직거래를 하는 탓에 엄선된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만 고집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공수한 인삼과 홍삼 등 7가지 약재를 넣어 오랜시간 끓인 '한방 삼계탕'은 순수 본연의 맛과 연한 식감을 자랑한다. 불에서 꺼낸지 꽤 됐을 법도 한데 테이블에서 한참을 보글보글 끓는다. "국물 위 거품은 불순물이 아닌 홍삼과 인삼을 갈아 넣어 생긴 것"이라고 안 대표는 설명한다.

닭은 역시 닭다리지. 조심조심 떼어서 한입 베어무니 국물이 촉촉이 배인 살코기가 '쫀득 쫀득'. 영양 듬뿍 살코기는 씹을수록 부드럽고 간이 알맞게 배어 담백하다. '뽀오얀' 국물 한숟갈 떠먹으니 '아 엄마 보고싶다' 당장 부모님 '소환 각'이다. 뱃속에 한가득 자리한 '찰밥'은 대추의 달콤함과 마늘의 부드러움이 녹아들어 더욱 고소하다.

이밖에 영계 삼계탕, 들깨 삼계탕 , 해산물을 듬뿍 넣어 만든 황제 삼계탕 등도 있다.

이어 고추칠리와 할라피뇨를 갈아 만든 주황빛 소스에 몸을 풍덩 담근 닭, 각종 야채, 감자, 고구마, 그리고 가래떡이 등장한다. 너무 맛있어서 말이 안되는 그 맛,'닭볶음탕'이다. 보통 매운 양념은 먹고 난 뒤 속이 쓰리거나 혀가 아린데, '본가'표 양념은 혀에서 감칠맛이 도는 '고급진 매움'이라고 해야할까. 양념이 골고루 밴 매콤달콤 부드러운 살코기에 고구마를 한입 먹으면 '단짠 단짠' 최고의 궁합이다. 너무 쫄깃해서 입안에 '찰싹' 달라붙는 가래떡도 별미다. 끓일수록 간이 배어 점점 더 풍미가 살아나는 '닭볶음탕'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피날레는 이 마법의 소스에 끓여주는 '라면'이다.

또한 신선한 전복에 아낌없이 내장까지 갈아서 만든 전복죽, 닭발 등도 이곳의 인기 메뉴다.

이밖에 소주 1병을 시키면 1병은 '1센트', 닭발이나 닭볶음탕 시키면 주류 1병 무료, 런치 스페셜 닭계장(9.99달러) 판매한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앞을 향해 내달리는 청년 대표들. 이들은 부모 같은 생각에 60세 이상 시니어 우대 서비스(20% 할인)를 제공한다. 안 대표는 "요즘 어려운 경제에 힘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결정 했다"며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서점이나 안경점 등의 다른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진심이 전해져 인터뷰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아직 우리 세상은 그렇게 각박하지는 않은가 보다.

▶문의: (213) 375-7691
▶주소: 3516 W 8th St.,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