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자바시장 경기침체, 한인 업주들 설자리 잃어…한인 전문가들 몇명 안남아

[뉴스포커스]

1세 실 전문기사 10명 정도, 그나마 대부분 50대 이상
기계 다루기 힘들어 2세 등 젊은 층은'언감생심'기피
"울며겨자먹기로 지탱…비전없어 추천하기도 망설여져"

수천개에 달하는 의류업체들이 자리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 미국산 원단을 만드는 한인 '실 전문기사'는 약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실 전문기사'는 원사(실)를 분석, 개발 하는 등 실의 변천사에 따라 변화하는 트랜드에 맞게 원단을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중국산 수입 원단이 밀려오면서 이들 실 전문기사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인 1세 실 전문기사의 대가 끊길 것으로 관련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자바시장에서 실을 생산 하는 김철수(71)씨는 "올 한해만 더 지켜보고 문을 닫을 지, 계속 이어갈 지 결정하려 한다"며 업계의 비관적인 현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실 전문 기사가 있어야 장사를 이어갈텐데, 어렵게 사람을 구해 3개월 정도 일을 가르쳤지만 결국 떠나고 말았다"며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30여년 전 한국에서 '성도 섬유', '동인문 메리야스' 등에서 실 전문기사로 근무 하다가 1986년 미국에 최초로 들어선 실 회사'쌍용기계'에 스카웃돼 미국으로 초청된 케이스다. 김씨는 약 10년동안 쌍용기계에서 일을 하고 지금의 본인 공장을 차렸다. 그는 "당시만해도 원단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너무 많아 한달씩 일이 밀려있을 정도였다"면서 "그러던 것이 지금은 3년째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역시 다운타운에서 '피존 텍스타일'을 운영하는 이수용 대표 역시 "섬유업이 점점 사양산업이 되고 수입산이 많은 탓에 업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계 다루는 방법은 아무나 배워 할 수 있지만 '원사'로 원단 만드는 작업은 실 전문기사가 꼭 필요한 전문 분야"라며 "쉽게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직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현재 한인 1세대를 제외하고는 대를 이어갈 전문기사가 전무하다시피한 상태가 된 것에 안타까워하면서 "비전이 없어서 누구에게 추천하기도 망설여진다"고 토로했다.

이와함께 미국 내 실 생산 수요 급감 현상에 대해 이 대표는 "이는 쉽게 중국산 등을 수입하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평생을 공들인 일인데 어떻게 그만두겠느냐"며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원단회사 관계자는 "현재 자바시장에서 실 전문기사로 일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정점을 찍었을 때 스카웃 제의를 받고 미국에 온 경우"라며"현존하는 1세대 실 전문 기사는 몇명 안되지만 그나마 50대 이상이고, 한인 외에 외국인 실 전문 기사는 단 한명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