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에서 또 엽기적인 아동학대 현장이 발견됐다.

다섯 살, 네 살 된 남매는 집 안에 있는 우리(cage) 형태의 개집 속에 갇힌 채 발견됐고 더 어린 1살, 3살 형제는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채 영양실조 상태로 구조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와이즈 카운티 경찰은 최근 부부싸움 신고를 받고 포트워스 북쪽의 한 주택에 출동했다.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던 현장에서 경관들이 발견한 건 충격적인 자녀들의 상태였다.

한 경관은 "집 안에 4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5세 남아와 4세 여아는 침실에 있는 개집에서 발견됐다"면서 "3세 유아와 1세 영아는 갇혀있진 않았지만 얼굴이 오물로 얼룩졌고 한 눈에 봐도 영양실조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집안에는 충분한 음식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손이 닿지 못하도록 잠금장치가 채워져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집 안은 각종 오물이 넘쳐나 아이들이 장기간 비위생적 환경에 노출됐음을 보여줬다.

경찰은 24세 동갑내기 부부 앤하드루 파빌라, 페이지 하킹스를 아동학대 등 4가지 혐의로 입건했다.

현장을 수습한 경관은 현지 폭스4 방송에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아이들은 극도로 굶주린 상태였고 갈증을 호소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포트워스의 쿡 아동 메디컬센터로 후송돼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월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쇠사슬 13남매'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쇠사슬 13남매 사건은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근교 한 주택에서 만 2세부터 29세까지인 13명의 남매가 쇠사슬에 묶인 채 영양실조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들의 부모인 데이비드·루이즈 터핀 부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극도로 잔혹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돼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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