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나카야마 야스히데 중의원 의원 막말, 한국인들 분노 들끓어
문희상 국회의장 '일왕 사죄' 발언 빌미로 감정적 언사 쏟아내 파문
"대법원장이 체포된 나라에 삼권분립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아냥

일본 자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만약 한국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그 말로(末路)는 사형 아니면 체포, 자살이었을 것"이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의 위안부 사과'인터뷰에 대한 비판을 빌미로, 국회와 같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한일 갈등을 부추기는 감정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자민당 소속 나카야마 야스히데(사진) 의원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문 의장의 블룸버그 인터뷰와 관련된 질의를 하면서 "나는 평소에도 일본에서 태어나 좋다, 일본인이라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에서 태어나 정치가가 되어 어쩌다 대통령이라도 됐다면 그 말로는 사형 아니면 체포 아니면 자살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통령이었다면) 재판에 회부되곤 했을 텐데 그런 이웃 나라를 보니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삼권 분립이 확립돼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대법원장이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으며 정말로 한국에 삼권 분립이 확립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장의 인터뷰와 관련해선 "일본 헌법에 따르면 일왕은 국정에 관여할 수 없는데, 그의 발언은 일본에서 상징으로 돼 있는 일왕을 정치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이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아버지였던) 히로히토(裕仁) 일왕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애를 썼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종군기자, 종군간호부라는 말은 있었지만 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없었다"며 "전후에 만들어진 단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나카야마 의원은 오사카(大阪) 출신 5선 의원이다. 외무부(副)대신과 중의원 외무위원장을 지냈다. 그의 할머니는 후생노동성의 전신인 후생장관을 지낸 세습 정치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는 나카야마 의원의 질문에 "많은 국민들이 놀라움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며 "(문 의장이)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매우 유감으로 한국에 사죄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소위 '종군 위안부'문제는 양국 합의로 완전하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이라며 "국가간 약속을 뒤집어버리면 국가간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노 다로 외무장관도 "한국에 5회 항의했고 사죄와 발언 철회 요청을 했다"면서 "한국 측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간담회에서 "내가 한 말은 평소 지론이며 10년 전부터 얘기해 온 것"이라고 말하고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