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도 고치고 장수까지?"…'만병통치약' 둔갑한 건강 보조식품

[뉴스포커스]
'FDA 승인''암 정복''치료'등 문구 쓰면 위법
확인 안된 내용 현혹 오남용, 되레 건강에 毒
"소비자들과 업계 모두 자정 노력 필요한 상황"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연방 식품의약국(FDA)이 대대적인 규제의 칼을 빼든 가운데<본보 2월13일자 보도> LA 한인사회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의 과장 광고의 위험 수위는 이미 도를 넘어선 상황이다. 건강 보조식품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하고 있고, 제조처도 불분명한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일부 제품들은 미주 한인들의 건강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암과 당뇨를 비롯해 고혈압, 간질환 등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제품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처럼 화려하고 그럴싸한 광고문구로 포장된 일부 건강보조제야말로 오히려 허위, 과장광고로 부풀려진 '싸구려'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광고만 믿고 제품을 구입한 한인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박모(55)씨는 한국에 있는 친척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광고를 통해 접하게 된 약을 비싸게 구입해 한국에 보냈지만 3개월 만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해야 했다. 박씨는 "광고를 보니 마치 곧 죽을 사람도 살려낼 것처럼 탁월한 효과가 있을 거 같아 한국에 사 보냈다"며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그 가족들은 그런 광고에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암과 같은 중증환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용해 마치 먹기만 하면 암이 치료될 수 있는 것처럼 만든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경우다.

수년째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김모(62)씨는 "통증이 너무 심해 광고를 보고 구입한 건강보조식품을 6개월째 복용했었지만 증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수백불에 달하는 돈만 날렸다"며 "지금은 보조제를 끊고 병원을 오가며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웰빙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급성장했고, 업계의 허위·과장광고의 문제점도 커졌다. 특히 건강보조식품은 과장광고의 대표적인 제품군에 속한다.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강보조식품은 절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약품도 아니다"며 "하지만 그동안 혼탁한 상혼이 개입해 일각에서 '만병통치약'과 같은 이름으로 한인사회에서 오랜 세월동안 범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FDA 승인'이라는 문구를 비롯해 '암 정복' '노화방지''천연 비아그라'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비롯해 '성인병 치료''당뇨병에 효과''고혈압 효능''피부병 치료''뇌졸중 치료' 등의 광고 문구를 건강보조식품에 사용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건강보조식품은 말 그대로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라는 단어를 통해 병을 고친다는 의미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당뇨병, 고혈압 등 정확한 병명을 언급하며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도 불법이라는 것이다.

FDA는 "FDA는 의료상 치료약을 제외하고는 건강보조제나 기구들을 승인(Approve)하지 않는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FDA는 'FDA 승인'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산 등 수입식품의 경우는 FDA 수입국에서 관련 법률에맞게 수입됐는지만 판단할 뿐 제품의 효능이나 효과는 보지 않는다. 실제로 일부 제품 광고를 보면 깨알같은 글씨로 'FDA의 검토를 받은 내용의 광고가 아니다"라는 설명을 접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장 광고에 속아 터무니없는 가격의 보조제를 오남용하며 돈과 건강을 버려서는 안될 것"이라며 "더 이상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와 업계 모두 스스로자정의 노력이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위·과장 광고 신고는.

건강보조제품 사용과 관련한 문제와 불만은 FDA와 공정거래기관인 FTC(연방거래위원회/ ftc.gov) 양 기관에 신고하면 된다.
FDA는 온라인(fda.gov)과 전화(800-332-1088)로 고객들의 불만 접수를 받고 있으며 각 지역 접수센터(남가주 949-608-3530)를 통해서도 신고를 받고 있다. FDA는 한국어 지원서비스(877-696-6775)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