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낳아준 친아버지 찾으려 DNA 검사한 美 남성

[주말화제]

2013년 유전자 계보 웹사이트 가입, 부친은 못 찾고
대학시절 100불 받고 정자기증으로 난 딸 존재 확인
만남 고민→어색한 이메일 대화 끝에 최근 첫 대면

친부를 찾고 싶어서 유전자 검사를 받은 미국의 한 중년 남성이 부친 대신 딸을 만나게 됐다.

13일 NBC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사는 변호사 테드 우드(50)는 자신의 친부를 찾기 위해 지난 2013년 유전자 계보 웹사이트 '앤세스트리'(Ancestry)에 가입하고 자신의 DNA를 보냈다.

고교 시절 자신을 낳은 뒤 입양 보냈던 친모를 1990년대에 찾았지만, 부친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해 동안 먼 친척 몇 명밖에 찾지 못한 우드에게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존재조차 몰랐던 딸이 있다는 연락이었다. 그러나 실수가 분명하다고 생각한 우드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대학에 다니던 30여년 전 단돈 100달러를 벌고자 자신의 정자를 기부했던 우드는 그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우드의 딸로 확인된 인물은 텍사스주 알링턴에 사는 영어 강사 멜리사 대니얼스(27)였다. 10대 시절 모친으로부터 자신이 기증된 정자를 통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대니얼스는 작년 봄 앤세스트리에 가입한 지 한 달 만에 친부를 찾을 수 있었다.

우드가 자신의 연락에 답을 하지 않자 대니얼스는 포기하지 않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NBC에 "난 단지 답을 원했다. 내가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 딸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우드는 아내와 상의한 뒤 생각을 정리하고 답장을 보냈다. 어색했던 이들의 대화는 정치와 코미디를 포함한 다방면의 분야에서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더욱 친밀해졌다.

2700㎞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사람은 대니얼스의 모친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한 호텔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우드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또 다른 두 딸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모두 20대인 이들은 유전자 계보 사이트 '23앤드미'(23andMe)를 통해 찾았다.

이 자리에 동석한 우드의 아내 수전은 대니얼스가 우드와 가장 닮았다며 반갑게 남편의 새 딸들을 맞았다.

그러나 우드가 그토록 찾고 싶어했던 자신의 친부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고 NBC는 전했다.

그 대신 뒤늦게 알게 된 친부의 과거는 충격적이었다. 친부로 확인된 린우드 그레이라는 남성은 우드의 모친이 임신하자 대학으로 떠났다가 다른 여성과 결혼 뒤 이혼했다. 이후 남성과 사귄 그레이는 1982년 어느 날 밤 다툼 끝에 이 남성을 총격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