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전 오드리 헵번도 목에 걸었었다

오스카 사상 최고가, 올 시상식서 신비의 원석 뽐내
'티파니의 아침을'서 헵번 걸었던 목걸이 변형한 것
141년 동안 세 여인이 착용…한때 브로치로도 변신

지난 24일 열린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중 하나는 바로 가수 레이디 가가다. 영화 '스타 이즈 본'으로 주제가상을 받은 그 였지만 정작 관심은 그녀가 착용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였다.

가가는 이날 말끔하게 올린 금발 머리에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알렉산더 맥퀸의 검은색 드레스, 목이 긴 장갑, 옐로우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196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를 연상케 하는 완벽한 착장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그녀가 목에 두른 목걸이가 1961년 오드리 헵번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무려 128.54캐럿의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 가격은 약 3000만달러(약 336억원)로,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한 보석 중 가장 값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더 놀라운 건 이 다이아몬드가 품고 있는 역사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에서 오드리 헵번이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착용했던 바로 그 목걸이라는 것.

노란빛을 띠는 이 다이아몬드는 187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 광산에서 287.42캐럿이 원석으로 채굴됐다. 이듬해 티파니의 창업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이를 매입했으며, 세공 과정에서 절반 이상을 손실한 끝에 128.54캐럿 82개 패싯(facet·절단한 보석의 편평한 연마면)의 다이아몬드로 재탄생했다.

그렇다면 이 다이아몬드는 누가 착용했을까. 가가는 1957년 사교계의 여왕 메리 화이트하우스, 1961년 오드리 헵번에 이어 세번째로 이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이 다이아몬드는 1995년 파리에서 개최된 티파니 장신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 회고전에서 브로치로 변신해 '바위 위에 앉은 새'라는 이름으로 전시되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가 착용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2012년 티파니 창립 175주년을 기념해 1년여간의 제작을 거쳐 새롭게 디자인된 것이다. 옐로우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총 100캐럿의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현재 뉴욕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

티파니 최고예술경영자 리드 크라코프는 "레이디 가가는 이 시대의 궁극적인 창조자, 혁신가이자 기존 공식을 파괴하는 아티스트"라며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지 141년 만에 그녀에 의해 첫 레드카펫을 밟는 역사적 순간을 목격하게 되어 의미가 깊다"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