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급 '트럼프 비리 폭로' 일파만파

[뉴스초점]

'트럼프 해결사' 코언의 의회 청문회에 관심 더 쏠려
"포르노 여배우 '입막음용' 돈 지급 사인 수표 있다"
향후 증언과 제시 자료에 따라 탄핵 위기 가능성도
최악의 상황 트럼프, 김정은에 섣부른 양보 우려도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racist)에 사기꾼(conman) 협잡꾼"(cheat)"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된 27일 오전 CNN과 NBC, ABC, 폭스 등 미국 방송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공개 증언에 집중됐다. 공교롭게도 그의 공개 증언은 미·북 정상회담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 코언 입에 쏠린 美 언론

CNN은 미·북 정상회담이 아니라 코언의 공개 증언이 몇 시간 남았는지 방송 화면 하단에서 카운트다운했다.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신문은 홈페이지 톱을 모두 미·북 정상회담이 아니라 코언의 공개 증언 기사로 올려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 일정을 소화한지 불과 몇 시간 뒤 미국 내 모든 여론은 코언 변호사의 입으로 쏠렸다. 코언 청문회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회담은 뒤로 밀리고 말았다.

코언은 트럼프의 '더러운 일'을 다 처리해온 해결사였다. 그의 증언과 제시하는 자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코언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공개 증언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정적'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는 해킹 이메일 공개 계획을 알고 있었고, 포르노 스타에게 불법적 입막음용 돈을 지급했으며 대선기간에도 사적 이익을 위해 트럼프타워 개발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사업 추진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기간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대한 협상을 지시했으면서도 러시아와 어떤 사업 연관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자신이 의회에서 위증한 것도 트럼프 측이 알았다고 주장했다.

▶ "힐러리 이메일 해킹 인지"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계속해서 성추문 여배우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한 것에 대해 자신은 그 내용을 아는 바가 없다고 의회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사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입막음용 돈 전달에 깊숙이 관여해왔으며, 자신이 여배우 2명에게 지급한 입막음용 자금 13만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11개의 수표로 돌려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거자금법 위반을 지시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코언은 지난 2017년 8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수표를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계속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언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인 로저 스톤이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전화해 "며칠 내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을 타격할 엄청난 양의 이메일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고, 이 내용을 스피커폰을 통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 또한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또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이던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 적어도 6차례 이상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짓는 사업과 관련한 협상을 점검했다고 폭로했다.

▶ 김정은에겐 최상의 상황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비운 동안 발생한 코언 청문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변호사를 언급하며 "그는 수감기간을 줄이기 위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있지만 국내 정치 사안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언 변호사는 오늘(28일)도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문제는 2일차로 접어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깜짝 합의가 나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코언 변호사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과 핵 담판을 벌여야 하는 트럼프에게는 최악이고, 김정은에게는 최상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가 정상회담을 '외교적 승리'로 포장하기 위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도 제재 해제 등의 섣부른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르노 女 배우 "거짓 밝혀 감사"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주장해온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사진)가 코언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니얼스는 "마침내 당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한 것과 당신이 초래한 해악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돼지 얼굴에다 립스틱 바르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었던 힐러리(사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26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번 정상회담을 '돼지 얼굴에 립스틱 바르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돼지 얼굴에 립스틱을 바른 것처럼 (북·미 회담의 성과를 과장해) 꾸밀 수 있다면 그는 '그래, 바로 이것이 우리가 북한과 함께 가려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할 것이고, 폭스뉴스 등 친 트럼프 언론은 그것을 반복 보도하며 되풀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