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美'살아보고 결혼한다'혼전 동거 증가 추세…'동거-결혼' 부부 10년내 이혼율41%

만족감, 헌신, 신뢰도 동거 않한 부부보다 낮아
"동거만큼이나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 분석

#LA에 거주하는 이희주(29)씨는 대학 때 만난 남자친구와 학비 및 생활비 부담을 위해 시작한 동거가 4년 만에 자연스레 결혼으로 이어졌으나 불과 6개월 만에 이혼했다. 이씨는 "결혼 전에는 부담이나 책임감이 덜해서 같은 공간에서도 각자 자유롭게 살던 습관이 결혼 후에도 쉽사리 고쳐지지 않아 갈등이 시작됐다"며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이혼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커플 중 70% 이상이 결혼 전 동거를 할 정도로 결혼 전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파트너와 함께 사는 '혼전 동거'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혼전동거가 결혼 후 이혼율을 더욱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와 주목된다.

지난해 연방 센서스국은 2008년 25~34세의 미국인 중 12%가 결혼 전 동거를 했고, 2018년에는 25~34세 사이의 15%가 동거를 함으로써 혼전 동거율이 10년 동안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동아닷컴의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20대의 74%가 "결혼 실패보다 차라리 동거를 하다 헤어지는 게 낫다"고 밝혔다.

지난 해 '더 트럼프'는 LA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상대로 지난 40년간 연구한 결과 결혼 전에 동거를 한 부부는 10년 이내에 41%가 이혼한 것으로 나타나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이혼할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는 동거를 하지 않은 부부보다 10% 정도 높은 이혼율이다.

또한 최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혼 전에 결혼을 할 남성과 동거를 한 15~44세 여성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결혼생활이 10년간 유지되는 비율이 61%에 그친 반면, 결혼 전에 동거를 하지 않은 여성은 결혼생활이 10년간 지속되는 비율이 66%로 더 높았다고 밝혔다.

미국 덴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70% 이상의 커플들이 혼전 동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하기 전에 동거를 했던 응답자들 중 절반에 가까운 43.1%는 파트너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족감, 헌신, 신뢰도도 더 낮게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대상자 모두 이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동거를 시작한 커플들은 돈 문제를 비롯한 주택, 임신, 사회적 압박이 커지면서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는 동거가 관계의 약화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함께 살면서 이미 약화된 관계가 결혼 생활을 실패로 이어갈 확률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예방센터 통계부가 15~45살 사이의 미국 여성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전 동거 부부가 이혼할 확률이 높은 것은 동거 경험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이혼을 동거만큼이나 쉽게 생각하는 성향이 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윌리엄 모셔 연구원은 "동거커플의 높은 이혼율은 동거 경험이 문제라기 보다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성향의 문제"라며 "결혼 전에 동거를 선택한 사람들의 경우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