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국제비교 보고서’

여성 임금도 남성 72% 그쳐

한국 여성의 학력 수준이 남성과 견줘 지난 10년 새 더 높아졌는데도 정작 일할 기회가 부족해 취업률이 현저하게 낮고 임금 차별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를 뺀 남녀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큰 수준이다. 부모, 가족의 경제 사회문화적 지위(ESCS)가 학생의 교육 이수 및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도 다소 커져 교육 형평성(성별, 사회 경제적, 민족적 또는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사회를 통해 역량 개발 및 발전할 동등한 기회)이 악화했다.

이런 사실은 12일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국제교육통계팀장이 ‘교육개발’ 봄호에 실은 ‘국제비교를 통해 본 한국 교육 형평성의 현주소’에서 확인됐다. 보고서는 OECD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46개 회원국 및 파트너국의 주요 교육지표를 형평성 측면에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여성 최종학력은 대졸자 75%, 고졸자 23%, 고졸 미만 2%지만 남성은 각 65%, 33%, 2%였다. 10년 전 여성 대졸자는 58%, 남성 대졸자는 53%였다. 여성이 17%포인트나 높아지고 남성은 1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2017년 여성 고학력자 비율은 일본(60%), 영국(52%), 미국(48%), 프랑스(44%), 핀란드(41%) 등을 압도했고 OECD 평균(44%)보다 26%포인트 높아 여성 학력의 상향화 흐름을 보여줬다.

여성들은 학력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임금 측면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25∼34세 성인의 대졸자 취업률은 남성이 2007년 84%, 2017년 81%였으나 여성은 각 65%, 69%에 머물렀다. 2017년 고졸 취업도 여성이 54%였으나 남성은 71%였고 고졸 미만 취업도 각 58%, 70%로 차이가 컸다. 25∼64세 인구 중 여성 임금은 고졸 미만일 때 남성의 70%, 고졸자일 때 65%, 대졸자일 때 72% 수준으로 조사됐다. OECD 평균(각 78%, 78%, 74%) 대비 큰 격차다. 교육 요인으로 성별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을 살폈더니 고소득 전공 분야인 공학, 제조, 건설 등에 남성이 많이 종사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