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美도…트럼프, 이륙금지 긴급 명령

[뉴스초점]

보잉 막강 로비 능력 허사, FAA도 국제 압력에 굴복
유럽 연합까지 동참 전세계 항공사 대부분 '보이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잉 737 맥스 전기종에 대한 즉각적인 이륙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따라 대부분 다른 국가 항공사들이 이 기종에 대한 운항 금지를 내린 가운데 유독 운항을 유지하던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도 운항 중지에 동참하게 됐다.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공기들이 즉시 착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보잉 737 맥스 기종을 운항 금지시키는 다른 국가들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는 정치적, 국제적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미 연방항공청(FAA)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나온 직후 같은 내용의 긴급명령을 발동했다.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들은 착륙 즉시 운항이 중단될 것이라고 FAA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이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그 전까지 해당 항공기의 이륙은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대니얼 엘웰 FAA 청장 대행 등과 협의한 뒤 곧바로 발표됐다.

그동안 보잉사는 워싱턴에서 막강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거대 기업으로 의회 상주 로비스트 팀과 최고의 로펌들을 거느리고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들이 의회의 상하원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책 입안에서 실행과정을 좌우하는 작전에 쓰는 돈만해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에 보잉사의 로비 능력은 여기까지였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더이상 보잉을 감쌀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한편 CNN에 따르면 1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12일 현재 737 맥스 운항중단 결정을 내린 국가는 20개국을 넘어섰다. 여기에 이날 유럽연합(EU) 항공 안전당국인 유럽항공안전기구(EASA)가 EU 내서 보잉 737 맥스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737 맥스 8 기종을 보유한 대부분 국가가 운항 중단 대열에 동참한 상황이다.

항공사별로 구분해보면 737 맥스 8을 보유한 전 세계 47개 항공사 가운데 최소 40개 항공사가 운항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737 맥스 8은 현재 유라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 상공에서는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항공편 위치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 한주 동안 737 맥스 8 항공편 8600편 중 6000편이 결항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