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연봉 2100만 달러를 받는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의 두 아들이 스프링캠프 클럽하우스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배웠으면 한다"는 아버지 추신수의 바람 때문이다.
MLB닷컴은 12일 "추신수의 아들 앨런(무빈)과 에이든(건우)이 텍사스 구단의 클럽하우스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청소를 하고, 세탁물을 나르는 등의 일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미국에서도 고액 연봉자의 자녀가 클럽하우스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나는 아이들의 현금지급기가 아니다. 이는 내가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내 두 아들이 이곳에서 클럽하우스 키즈(청소 등을 하는 청소년)들이 선수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봤으면 한다"며 "(아들에게는 방학, 선수들에게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아이들이 뭔가를 배워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교 일정 때문에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지내던 추신수의 가족은 최근 애리조나주 피오리아로 건너왔다.
정규시즌 중에는 8∼9개월 가까이 집을 비우는 추신수에게는 아이들과 추억을 쌓을 기회다.
추신수는 "운전을 하면서도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학교생활, 선생님, 친한 친구, 친구들의 부모님 등에 관해 묻는다"며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와 점점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과거에 아버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내 아이들도 아버지가 그들을 돌보고 있다는 걸 안다. 대화를 자주 할수록 서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냉정한 세상의 이치도 가르치고 싶어한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 클럽하우스 봉사활동을 권했다.
추신수는 "관문 하나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그 관문을 뚫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내 아이들이 클럽하우스에서 배울 것"이라며 "지금 이곳에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 또한 우리를 넘어서고자 많은 선수가 노력한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마이너리그 더블A, 트리플A를 통과하지 못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우리 아이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MLB닷컴은 "큰아들 무빈 군은 아버지의 생각을 빨리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빈 군은 학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뛴다. 이미 아버지 추신수보다 덩치가 크다.
추신수의 동료 엘비스 안드루스는 "추무빈을 상대해야 하는 선수가 불쌍하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아들이 원하면 나도 환영한다. 나는 자라면서 부모, 감독, 코치를 보며 압박감을 느꼈다"며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부담은 주지 않고자 한다"고 말했다.
직업의 특성상 가족과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하는 추신수는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그는 "아마도 꽤 많은 사람이 내 아내(하원미)를 싱글맘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담은 농담을 하며 "내 아이가 야구를 하는 날에도 나는 그곳에 갈 수 없다. 내 일을 정말 사랑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힘들 때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