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대비하면서, 남은 삶에 대해선 왜 준비하지 않나요?

[뉴스포커스]

10명 중 3명 "장례 계획 등 死後 대책 마련해놔"
건강 악화, 은퇴 후 여가 등에 대해선 준비 소홀
"100세 시대…환갑 지난다음 40년 계획 더 중요"

#올해 66세인 김경화씨는 얼마전 묘지를 구입했다. 이유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장례와 관련한 재정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또 김씨는 별로 많지않은 재산이지만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자녀들이 유산 상속하는데 어려움을 주지않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리빙트러스트도 만들었다.

#이순진(70)씨는 최근 실버타운에 집을 알아보고 있다. 그동안 풀러튼에 있는 3베드룸 짜리 꽤 큰 집에 살던 이씨는 얼마전 부인과 사별한후 결혼하지 않은 큰 딸과 함께 살다가 집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씨는 주위에서 "여행이나 좀 다니지 그러냐"는 권유에도 아랑곳없이 사후를 대비한 정리에 매달리고 있다.

은퇴 연령대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남은 여생에 대한 준비보다, 죽음에 대한 준비를 더 잘 하고있다'고 마켓워치가 최근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안전은퇴 뱅커스 라이프 센터'의 최근 연구를 인용, 중간소득층 베이비부머 세대 10명 중 8명 이상이 자신의 죽음과 관련해 준비해 놓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다시말해 유언장이나 장례식 계획 등을 마련해놨다는 것이다.

그러나 되레 남은 여생에 대한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중간소득층 베이비부머 세대 중 3명중 1명 꼴인 32%만이 은퇴 후 건강이 악화될 경우 어떻게 치료 또는 관리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롱텀케어'(long-term care) 비용을 위한 저축금이나 대비책을 갖고 있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롱텀케어'는 주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문제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사람을 장기적으로 조력하고 보살펴 주는 서비스들을 의미한다.

또한, 30%는 건강에 갑작스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갖고 있는 비상금이 '1000달러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게다가 40%의 중간소득층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 건강 문제 대비는 현재로선'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not a priority at all)', '우선순위가 낮다(low priority)'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은퇴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를 사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50세, 60세에 접어들면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심지어 간병인을 구하거나 요양원에 가야하는 경우도 적잖게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간병인협회인 '패밀리케어기버얼라이언스'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69%가 죽기 전에 장애를 갖게 되고, 35%는 요양원에 들어갔다.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주 원인에 대해 뱅커스 라이프 센터의 스캇 골드버그 대표는 "생각하기 불편한 주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용을 예측해보고, 건강 보험의 혜택, 저축 플랜 등을 알아보고, 전문가와의 상담 등을 통해사후가 아닌 더 살 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Baby Boom Generation)

1946년부터 1965년까지, 베이비붐이 일어난 세대를 말한다. 나이로 따진다면 50대 중반부터 70대 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