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던 비즈니스 자녀에게 물려주는 '베이비부머' 업주 10명 중 3명 뿐

[뉴스포커스]

'선 트러스트'조사 31% "향후 5년내 물려줄 것"
한인 선호 '맘앤팝'형채일수록 자녀 기피 심해
일부 부모는 되레 "자녀 세대는 다른 사업해야"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조우진(66)씨는 은퇴를 앞두고 대학 졸업후 제대로 직장을 잡지못한채 틈틈이 부모를 도와주고 있는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줄 심산이었다. 리커스토어 치고는 규모가 제법 크고 거의 종업원 운영이라 아들이 맡아서 하기에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들의 대답은 한마디로 'NO'. 부모를 돕긴해도 자신이 원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가게를 물려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조씨는 아쉽지만 10년여동안 매출을 크게 높이며 키워온 사업체를 매각할 예정이다.

부모가 자녀 세대에게 자신이 하던 비즈니스를 물려주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인들의 경우 이민 1세대가 주를 이루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대부분 은퇴 연령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비즈니스를 갖고 있는 베이비부머 업주 중 자녀에게 비즈니스를 물려줄 계획인 경우는 10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더 불러틴', '스타트리뷴' 등의 매체는 '선 트러스트'(SunTrust)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베이비부머 사업자 중 31%만이 향후 5년내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조사는 연간 업체 매출이 5백만달러~2억 500달러 이상인 54세부터 72세까지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인데, 사실 이보다 매출이 낮은 소규모 업체들에선 '자녀세대로 대물림'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부모와 자녀세대의 문화, 교육수준, 이에 따라 추구하는 삶이 크게 다른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추세는 한인 이민 1세대에서도 나타난다. 세탁소, 리커스토어, 식당, 가구점, 봉제업 등 스몰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업종이다. 이에대해 사무엘 장 상업용 부동산 전문 에이전트는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아 젊은 감각으로 새로 꾸며 성공하는 사례도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라고 밝혔다.

장 에이전트는 "한인 1세대들이 주로 하던 비즈니스는 '맘앤팝' 형태로, 현금 거래가 많아 자리를 쉽게 비울 수 없었고 시간과 노동력이 엄청나게 들어갔다"고 말하고 "자녀들이 이같은 부모의 비즈니스 대물림을 기피하는 추세가 짙어진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은 어릴때부터 미국에서 자라 영어도 잘하고, 교육 수준도 높은데다, 영어 문화권에 익숙하며, 비즈니스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다르다"며 "시대가 변하며 사업 환경도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결국 부모들이 하던 비즈니스는 자녀세대의 '수준'에 맞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것이 된 셈"이라라고 덧붙였다.

물론 자신들이 운영해온 비즈니스를 더이상 자녀 세대에선 하지 않길 원하는 1세 부모들도 적지않다. 이에 따라 자녀에게 물려주기 보단 은퇴를 전후해 적당할때 '정리'하려는 업주가 많아졌다. 이번 선트러스트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업주 중 38%가 자녀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어했고, 18%는 함께 일하던 직원이 인수하길 원했던 가운데, 42%는 제 3의 업체 및 투자자가 매수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