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황혼 이혼 급증세,지난해 이혼한 3쌍 중 1쌍이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

[신풍속도]

30년차 이상 부부 이혼도 전년 대비 17.3%↑
60세 이상 남녀 이혼 건수·이혼율 역대 최다
중장년 여성 경제력 갖추면서 독립된 삶 선택
"미주 한인사회도 '고령화 시대' 비슷한 현상"

지금 한국에선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3쌍 중 1쌍은 20년 이상 함께 살았던 부부였다. 중장년 여성이 경제력을 갖추면서 자녀가 성인이 되자 이혼을 결심한 사례가 많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황혼 이혼이 급증하면서 3년 연속 감소하던 전체 이혼 건수가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이혼 부부 3쌍 중 1쌍은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였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총 10만8700건으로 전년(10만6000건)보다 2700건(2.5%) 증가했다.

연도별 이혼 건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남녀 평균 이혼연령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남성의 평균 이혼연령은 48.3세, 여성은 44.8세로 각각 전년 대비 0.7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하면 남녀 평균 이혼연령은 각각 4.0세, 4.3세 높아졌다. 혼인 연령대가 상승하는 추세인 데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황혼 이혼도 늘어나면서 이혼 연령이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30대 초반과 40대 초반의 이혼 건수는 감소했지만 50대, 60세 이상에서의 급증했다.

지난해 50대와 60세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각각 1만3200건, 1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10.3%, 18.0% 증가했다. 이혼율은 50대가 6.2건, 60세 이상이 3.3건이었다.

여성도 50대와 60세 이상 이혼 건수가 각각 1만건, 9800건으로 집계됐다. 50대 여성의 이혼 건수는 2017년 대비 12.6% 증가했으며 60세 이상 이혼은 무려 20.5% 늘어났다.

남녀 모두 60세 이상에서의 이혼 건수와 이혼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이혼율은 남성의 경우 40대 후반이 인구 1000명당 8.6건으로 가장 높았고, 여성은 40대 초반이 인구 1000명당 8.8건으로 가장 높았다.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은 지난해 3만6300건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3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도 1만3600건(12.5%)으로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

그렇다면 미주 한인사회는 어떨까.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최근 수년사이 황혼 이혼에 대한 상담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상담기관 관계자는 "성격 차이, 외도, 가정폭력 등을 견디며 수십년을 참고 살아오다 자녀가 모두 가정을 꾸린 이제는 내 삶을 살고 싶다며 이혼상담을 요청해오는50~60대 여성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가정법 및 이혼전문 이서연 변호사는 "한인 사회에서도 이같은 황혼 이혼 사례가 비일비재 하다"고 전하고 "실제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부부의 경우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도 이혼하겠다'며 미리상담을 받으러온 케이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고령화 시대에 황혼 이혼이 많아지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