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베이브 류스'로 활약했지만 살짝 아쉬운 마무리였다. 코리안 빅리거 사상 세 번째(2001, 2002년 박찬호)로 개막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소득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류현진은 2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했다. 최고 구속은 92마일까지 측정됐고 공을 모두 71개를 던졌다. 삼진 3개를 빼앗아내면서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를 과시했다.
지난해까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야스마니 그란달에게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던지다 홈런을 허용한 장면,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아웃 카운트를 늘리지 못한 점은 '옥에 티'로 남았다.
류현진은 타자로도 호쾌한 타격을 펼쳐, 개막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알렸다.
고무적인 것은 5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1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한 개의 4사구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즌 20승을 목표로 세운만큼 의미없는 공을 던지지 않는 효율성이 필요한데 시범경기에서는 완벽히 소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홈런도 이날 그란달에게 맞은 2점 홈런이 유일했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전은 류현진과 리치 힐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A로 돌아가기 전인 오는 23일에는 개막전 선발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오는 28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즌 시리즈 4연전을 치른다.
4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수비 시프트 사이로 빠져나가는 안타 단 1개만 허용할만큼 베스트 멤버로 나선 밀워키 타자들을 압도했다. 2회 말 선두타자 트래비스 쇼에게 바깥쪽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사 후 처음 만난 그랜달에게도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빼앗아냈다.
첫 안타는 3회 말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 내줬다. 3루 선상을 완전히 비운 시프트 탓에 2루타가 됐다. 하지만 후속타자를 잘 처리하고 어렵지 않게 4회를 마쳤다.
5회 초 1사 후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생산했다. 시범경기 첫 안타. 주자가 된 류현진은 저스틴 터너의 3점 홈런으로 득점했다.
이어 나선 5회 말, 선두타자 페레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그랜달에게 1볼에서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펜스를 살짝 넘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를 마칠 것으로 보였던 류현진은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게멀에게 빗맞은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옐리치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페드로 바에스가 승계주자를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 류현진의 실점은 4개로 늘었다.
다저스는 이날 밀워키에 5-11로 졌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