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측 과실 여부 집중 조사…국과수 정밀 분석 결과에 관심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축구장(7천140㎡) 742개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 516채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산불 3곳의 발화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9일 강원지방경찰청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곳에서 합동 감식을 거쳐 수거한 증거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 의뢰하고 탐문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 시작된 고성·속초 산불의 발화 원인을 둘러싸고 한전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에서 수거한 개폐기와 고압선, 리드선 등에 대한 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오면 발화 원인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폐기와 리드선의 접합점에 씌워진 20㎝ 길이의 '덮개'에 미세먼지와 나뭇가지가 발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덮개 안에서 발견된 이물질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전신주 전체를 수거해 국과수에 분석 의뢰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50㏊를 산림을 태운 강릉·동해 산불과 30㏊를 태운 인제 산불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강릉 옥계 산불의 최초 발화 추정 지점이 평소 주민이 기도를 드리는 신당과 인근 야산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신당에서 전기 시설이 발견됨에 따라 이를 수거해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인제 산불은 남면 남전 약수터 인근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방범용 CCTV 분석을 통해 불이 난 시간대에 약수터를 출입한 차량을 특정하고 탐문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 발화 지점 주변 CCTV 및 블랙박스 분석은 물론 탐문 조사 등 수사 일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lee@yna.co.kr